'조금 더 지켜보자' 분위기 속 매매보다 전월세 선호
1분기 부산 매매 예년의 반토막
전월세 거래건은 30% 이상 증가
부동산시장 불황 속 관망세 중심
가덕신공항 호재 강서구 매매↑
초급매 이후 시장 상황 지켜봐야
1~3월 부산지역 아파트 매매 시장은 “조금 더 지켜보자”의 분위기가 컸다. 매매거래량은 예년 평균에 비해 절반이었지만 전월세거래량은 1.3배 수준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시장 상황에 대해 어두운 전망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매매는 줄고 전세는 늘어
21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지난 1~3월 부산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750건이다. 2009년 이후 1~3월 평균 거래량의 56% 수준이다. 반면 전월세거래량은 1만 6653건으로 1~3월 평균거래량(1만 2753건)의 131%나 됐다. 수요자들이 매매보다는 전월세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던 셈이다.
부동산지인 문숙향 이사는 “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시그널들은 있지만 전반적인 전망 자체가 긍정적이지 않다 보니 매매보다는 전월세를 택하며 시장 상황을 살피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특히 전세 가격이 하락하며 상급지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부산 전세가격지수는 1월 -3.05%, 2월 -2.77%, 3월 -1.90%, 4월 -1.07%를 기록하고 있다. 하락 폭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낙폭은 큰 편이다. 특히 주거지로 인기가 많은 해운대구가 1월 -4.78%, 2월 -3.63%, 3월 -2.81%, 4월 -1.72%로 부산 평균보다 하락 폭이 크다. 수영구도 1월 -3.26%, 2월 -2.33%, 3월 -1.45%, 4월 -1.53%로 낙폭이 적지 않다.
문 이사는 “부산의 전세가격이 2년 전 수준으로 많이 떨어져 여건이 훨씬 더 좋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 상황이 됐다”며 “최근에는 소위 부산에서 입지가 좋다고 평가받는 해·수·남(해운대구·수영구·남구) 지역에서도 4억~5억 원이면 괜찮은 전세 매물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덕신공항이 투자 불렀다
부산 전체적으로 매매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이례적으로 평균치보다 더 높은 곳도 있다. 바로 강서구다. 강서구는 1~3월 478건의 매매가 있었다.
이는 월평균 284건의 168% 수준으로 매우 높다. 부산지역 다른 구·군들이 대부분 50~60%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특히 1월에 99건(106.5%), 2월에 167건(179%)을 기록하던 강서구의 매매량은 3월에 212건(216%)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는 가덕신공항 조기개항 발표로 인한 효과로 보여진다.
지난 3월 정부는 가덕신공항을 ‘2030 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이전에 개항하기 위해 설계와 보상을 신속하게 서두르고 공사속도를 높여 2029년 말에 개항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강서구는 가덕신공항, 에코델타시티, 명지국제신도시 등 다양한 개발이 진행되다 보니 외지에서도 투자가 많아 소위 ‘손바뀜’이 많은 곳 중 하나다”며 “최근에는 가덕신공항이라는 대형 개발 사업이 구체화되며 투자를 위한 목적으로 많은 이들이 강서구에 투자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초급매 뒤따르는 매매 있을까?
전문가들은 1~3월 매매거래 대부분이 ‘초급매’였다고 보고 있다. 고금리 등으로 인해 버티지 못한 초급매 물량 중심으로 거래가 진행됐던 셈이다. 부산은 2월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1.38%, 3월 실거래 가격이 전월에 비해 0.86% 상승했다. 4월 실거래 가격지수 잠정치도 0.29% 올랐다. 가격이 많이 내려간 초급매 물건들 위주로 거래가 되다 보니 실거래가 상승이 지표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초급매 이후에도 매매가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지인 문숙향 이사는 “주요 상급지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많이 됐던 초급매 물건들이 1~3월에 주로 거래됐다”며 “향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초급매 외에도 추가적인 매매가 되는 지가 중요한 변수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