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정상, ‘대북 억지력·새 국제질서 공조 강화’ 결의
북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경제안보 등 다양한 분야 협력
대통령실 “핵심 우방과 신뢰 구축”
G7 세 번째 확대 세션 연설서
윤 대통령, 국제규범·법치 강조
한·미·일 3국 정상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히로시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 억지력 강화와 새로운 국제질서 구축 등을 위해 전략적 공조를 한층 강화하기로 결의했다.
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3국 정상회담을 개최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으로 밝혔다.
세 나라 정상은 기시다 총리의 지난 1월 미국 방문, 윤 대통령의 지난 3월 일본 방문과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기시다 총리의 이달 초 한국 방문 이후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이라는 걸 상기하면서 3국 간 공조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3국 정상은 특히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해서는 물론, 법치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질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세 나라의 전략적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한·미·일 정상은 앞서 지난해 11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3국 정상회담을 열어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프놈펜 공동성명에는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등에 관한 합의 사항이 담겼고, 3국은 이후 관련 논의를 진행해 왔다.
3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같은 3자 안보협력, 인도태평양전략에 관한 3자 공조 강화, 경제 안보, 태평양도서국에 대한 관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이 대변인은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이번 3국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일본 등 핵심 우방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신뢰를 구축해 G7 못지 않은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자유 가치와 법치에 기반한 국제질서에 기여하기로 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세 나라 정상은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G7 의장국인 일본의 기시다 총리를 중심으로 양 옆에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섰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의 세 번째 확대 세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 북한의 사례는 국제규범과 법치가 반드시 지켜져야만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 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며 한·미·일 3국 공조에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시도되고 무력에 의한 인명 살상이 자행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인의 자유와 번영이 심각하게 침해 당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국제 규범과 법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력에 의한 분쟁 해결 금지와 힘에 의한 현상 변경 금지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국제법 원칙”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국제사회에서 국제법과 규범에 입각한 법의 지배가 무시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서 법치에 기반하지 않는 자유와 평화는 일시적이고 취약하며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회복돼야 한다”며 “국제법을 정면 위반한,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가 목적을 달성하는 전례를 남겨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도 “유엔안보리 결의 정면 위반으로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북한 정권이 자행하는 인권 유린 또한 반인도적 범죄행위로서 국제사회가 더 이상 외면하고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