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사태’ 칸까지 입소문…장기화하면 위상 위태롭다
해외 영화인들 관련 질문 많아
BIFF, 현지서 우려 불식 ‘진땀’
“조기 수습만이 영화제 살릴 길”
프랑스 칸영화제에 참석한 해외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BIFF) 사태에 많은 우려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적 관심이 집중된 만큼 운영위원장 임명이 촉발한 내홍을 조기에 수습하지 않으면 BIFF 위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칸영화제에 참석 중인 영화진흥위원회 박기용 위원장은 “만나는 사람마다 BIFF가 어떻게 되는 거냐고 걱정을 많이 한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영화제는 열릴 거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칸영화제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안 젠 부집행위원장 겸 영화 부문 디렉터뿐 아니라 토론토국제영화제 아니타 리 프로그래밍 부문 위원장 등 해외 영화제 주요 인사들도 그에게 질문을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영화인들은 외신과 영화계 인사 등을 통해 소식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표 주간지 ‘버라이어티(Variety)’만 해도 지난 12일 ‘허문영 BIFF 집행위원장 사의’, 지난 17일 ‘이용관 BIFF 이사장 사퇴 예고로 혼란에 빠진 부산영화제 리더십’ 등의 기사를 연이어 내보냈다. 기사에는 허 위원장이 지난 11일 사의를 표명하고, 이 이사장이 지난 15일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힌 내용이 담겼다. 두 명의 고위직 사퇴는 지난 9일 조종국 신임 운영위원장 임명 발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소개됐다.
칸영화제에 참석한 BIFF 측은 해외 영화인들 걱정을 불식하려 애쓰고 있다. 남동철 BIFF 수석 프로그래머는 “조금 기다리면 해결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며 “(허 위원장이) 사의를 밝혔을 뿐 사표를 수리한 게 아니라 복귀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칸에 있는 영화인들은 BIFF가 대외적인 위상을 지키려면 사태를 빠르게 수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되면서 칸영화제는 예전 분위기로 돌아간 상태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영화평론가 A 씨는 “칸에서 BIFF가 어떻게 된 거냐고 묻는 해외 영화인들이 많다”며 “페스티벌은 보여지는 것도 중요한데 빨리 수습하지 않으면 위상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절차에 문제가 있었던 데다 조 위원장이 적임자인지 판단도 해야 한다”며 “이 이사장이 앞서 반대 의견들을 들었다면 임명을 강행한 이유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영화계 인사 B 씨는 “칸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BIFF에 대해 묻는데 답변을 절제하고 있다. 부산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모두가 묻고 떠들어댄다”며 “신속한 수습책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