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한국 대표 전문가 못 믿나” 야 “일본 병풍 노릇 묻지 마 관광”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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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공식 일정 돌입
정치권 시찰 실효성 두고 치열한 공방전
국힘 “공포감 조성 위한 비과학적 선동”
민주 “시료 채취·명단·검증 없는 깜깜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장을 맡은 유국희(오른쪽) 원자력안전위원장이 22일 도쿄전력 관계자들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기술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외무성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장을 맡은 유국희(오른쪽) 원자력안전위원장이 22일 도쿄전력 관계자들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기술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외무성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여야 정치권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을 놓고 정면충돌을 이어갔다. 시찰단이 22일 일본에서 공식 일정에 돌입하면서 여야의 여론전은 더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시찰단은 이날 일본 외무성에서 도쿄전력 관계자들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시찰 항목을 확인하기 위한 기술 회의를 가졌다. 시찰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방류 전에 (핵종을) 측정하고 (오염수를) 저장하는 K4 탱크들의 여러 사항을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필요한 자료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유 단장은 “꼼꼼하게 살펴보고 안전성과 관련한 부분을 계속해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찰단은 23∼24일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현장 시찰하고 오는 25일에는 현장점검 내용을 바탕으로 심층 기술 회의와 질의응답을 진행한 뒤 26일 귀국한다.

시찰단이 22일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여야는 시찰의 실효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다급한 탓인지 대통령 외교 행보를 두고 ‘닥치고 비난’에 혈안”이라며 “자당의 망신 행위는 옳고,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이번 시찰단은 틀렸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보고 싶은 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 대로만 들은 다음에 진실과 아무 상관없이 믿고 싶은 대로 믿어버리는 사이비 종교 같은 구태를 아직도 습관적으로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2일 제주도 제주시 도두항에서 해녀 등 150여 명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제주도 제주시 도두항에서 해녀 등 150여 명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우리 바다지키기 검증TF’ 위원장을 맡은 성일종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말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오로지 공포감 조성만을 위한 선동적 언어가 가득하다”면서 “문재인 정권에선 입 다물고 있다가, 본인의 부정비리로 사법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되자 ‘너나 마셔라’라는 무식한 말로 제2의 광우병 사태를 만들려 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 바다지키기 검증TF 위원인 안병길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개별 국가가 시료를 채취해서 검증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시료 채취 검증 프로그램이 있다”면서 “여기에 한국도 들어가 있어 시료를 갖고 와 분석,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시찰단에 민간 전문가가 배제된 데 대해 “이번에 가는 (정부) 전문가들이 한국 대표 선수 전문가”라면서 “이들을 못 믿겠다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이번 시찰이 ‘묻지마 관광’이라며 비판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료 채취도 없고, 시찰단 명단도 없고, 언론 검증도 없는 ‘3무 깜깜이’ 시찰로 일본의 오염수 투기에 병풍을 서줘선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시찰단 구성도 제대로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고 일정도 짧아 안전성을 검증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어느 곳에서도 읽을 수 없다”면서 “국회에서 시찰단 보고를 받겠다”고 밝혔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시찰단이 일본으로 ‘묻지마 관광’을 떠났다”며 “시찰단에 누가 참여하는지 꽁꽁 감춰두고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알 길 없는 ‘깜깜이 시찰’을 보낸 꼴”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후쿠시마 오염처리수를 마실 수 있다’고 주장한 영국 옥스퍼드대 웨이드 앨리슨 명예교수를 초청해 지난 19일 개최한 간담회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일본) 자민당 형제당이냐. 오염수를 마셔도 좋다는 영국 사람을 왜 불러다 선전, 선동, 홍보하느냐”며 “조선 총독당이냐. 윤석열 정권은 정신차리라”고 비난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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