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365] 대한민국 다보스포럼, 부산 해운대에서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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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식 비온미디어 대표

아름다운 환경과 도시 인프라 갖춰
한국 경제올림픽 개최지 부산이 적격

디지털금융 키워드 공통 주제로 삼고
국가 리더들에게 부산 존재감 심기를

리더들 모여 대화·강연·휴식 통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 위기 돌파구 찾길

다보스포럼은 기업인, 경제학자, 언론인, 정치인 등 각국의 지도자들이 모여 범세계적 경제문제를 토론하고 대책을 고민하는 국제 민간 회의이다. 정식 명칭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이지만,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려 다보스포럼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세계경제올림픽으로 불릴 만큼 권위와 영향력이 있다. 필자는 대한민국의 경제올림픽을 부산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왜 대한민국 경제올림픽의 부산 개최가 필요한가? 첫째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이다. 대한민국의 리더들은 너무 바쁘다. 1년 내내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일에 치여서 산다. 이래서는 국가경쟁력에 보탬이 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힘들다. 역사를 바꾸는 기막힌 아이디어는 여유에서 나왔다. 물리학자 뉴턴은 산책하다가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했다. 대한민국의 리더들에게 부산 해운대를 거닐며 꽃과 바다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도 보고, 지친 몸과 마음에 여유를 주는 시간을 줘 보는 것은 어떠한가? 며칠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면서 멍도 때리고, 호텔에 돌아와 따뜻한 물로 목욕하다 보면 난국을 타개할 아이디어가 샘솟듯이 솟아오를 수 있다. 이때는 유레카 대신 부산을 외쳐 달라.

둘째 부산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도시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대한민국은 서울의 정치, 경제, 문화 집중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정치, 경제, 학계 지도자들이 정기적으로 부산에서 모여서 의견을 나누고, 미래를 계획하는 것은 부산이 의사 결정의 중심지로서의 역사를 쌓아 가는 의미가 있다. 장소가 사람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같은 사물도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서 달리 보인다. 대한민국 리더들이 서울이 아닌 부산에 모여, 당면한 경제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돌파구를 찾으면, 관점의 다각도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올림픽 ‘부산포럼’을 이왕이면 해운대에서 하면 좋겠다. 해운대 바닷가를 거닐며 현재의 고민을 나누고 미래의 계획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 마음속에 자연스레 부산이 자리 잡는다. 도시를 육성하는 것은 어린아이를 보는 것과 같다. 의사 결정자들이 부산을 자주 들여다보고 꾸준히 사랑과 관심을 줘야 한다. 그러다 문득 수도권에 밀집한 기능을 지방으로 분산하자는 이야기 나오면 리더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부산이 머리를 내민다. “그래 부산이 있다”라고 말이다. 포럼의 화두는 ‘위기가 무엇인가. 이 위기 가운데 어떤 기회가 숨어 있는가’ 정도면 좋겠다. 고요한 밤 모두가 잠든 새벽에 홀로 잠 못 들고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했던 위기의식을 허심탄회하게 한번 털어놓는 것이다. 모두가 위기를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회를 공유하는 것이다.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는 것은 곧 기회를 공유하는 것임을 부산포럼에 초대될 정도라면 다들 알 것이다.

부산이 준비할 것은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잠자리, 수준 높은 강의 등 멍석만 깔면 된다. 강의도 인간의 내면을 탐색하는 내용이면 좋겠다. 죽음이란 무엇인가처럼 인간이 당면한 중요한 과제이지만 시간을 들여서 곱씹지 못한 내용이면 충분하다. 현시점의 변화를 선도하는 기술을 요약하는 강의도 좋다.

그래도 포럼 전체를 관통하는 대주제는 있어야 한다. 부산은 디지털금융허브도시를 꿈꾸는 대한민국의 블록체인 특구이다. 디지털금융을 관통하는 키워드, 디지털경제가 좋겠다. 모든 리더가 중요하게 여기는 주제이다. 디지털경제는 어떤 산업에도 어울리는 매력적인 주제이다. 여기에 블록체인이나 웹3이라는 주제를 더하면 금상첨화이다. 부산해운대포럼 첫날에 참석자들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다. “웹3으로 표현되는 디지털경제를 블록체인이라는 수단을 이용해서 접근한다. 방금 이 문장이 이해 안 되시는 분 손들어 보세요.” 앞으로 우리 2박 3일 동안 실컷 놀면서 이 문장만 이해하고 갑시다. 이제 포럼 참석자도 정해졌고, 이야기 나눌 주제도 정해졌다.

참석자들은 무엇을 하면 되는가. 서울의 답답한 사무실에서 겨우 탈출한 분들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놀면서 나온다. 수준 높은 강의를 한두 가지 듣고 옹기종기 모여 해운대 바닷가를 거닐고, 장산 둘레길을 산책하자. 그리고 이렇게 대화하는 것이다. “해운대는 최치원 선생이 이름을 지었다지요.사장님은 어떤 사업 하시나요. 저는 블록체인 합니다. 그렇군요. 저는 00은행장입니다. 저희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아직 성과는 없어서 답답합니다.” 이렇게 부산디지털경제포럼을 산학관 리더들의 교류의 장으로 만들면 좋겠다. 세상을 구할 아이디어는 쉬면서 놀다가 나온다. 대한민국의 리더들이여, ‘부산디지털경제포럼’에 와서 세상을 구해 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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