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노래주점 사건 피해자 “가해자 엄벌 탄원 동참을”[제3자가 된 피해자]
50대 남성에 무차별 폭행 당해
가해자 사과 한마디 없어
3000여 명 탄원서 이름 올려
부산 동구의 한 노래주점 주인이 손님으로 온 50대 남성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한 ‘부산 노래주점’ 사건(부산일보 4월 20일 자 10면 등 보도)의 피해자 가족이 엄벌 탄원서 모으기에 나섰다. 현재 3000명을 넘는 사람이 엄벌 탄원서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피해 여성의 딸인 A 씨는 22일 "가해 남성 엄벌 탄원서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엄마는 홀로 22년째 운영한 가게에서 끔찍한 일을 당해 한동안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지금도 눈물을 흘리며 지내고 있다”며 “그저 손주들에게 용돈이라도 쥐어 주고자 간신히 꾸리며 버티던 가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멍으로 새까맣게 뒤덮인 엄마 얼굴을 보며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너무 억울하고 분통하다”며 “여태 반성과 사과의 말 한마디조차 없는 가해자가 부디 엄벌에 처해질 수 있도록 탄원서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엄벌 탄원서는 해당 링크(https://forms.gle/52UuzQqRjYA1E9MC7)를 통해 접속하면 작성할 수 있다. CCTV 사각지대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뒤 피해자가 보복 범죄의 두려움에 떨며 직접 탄원서 모으기에 나서는 모습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유사하다.
‘부산 노래주점’ 사건의 피해 모녀는 보복 범죄의 두려움으로 생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였지만, 가해자 무리가 어떤 이들인지 알 길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의자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마련된 법과 제도가 오히려 피해자를 사건의 본질에서 자꾸 밀어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A 씨의 어머니인 B 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1시 50분께 그가 운영하던 동구 초량동의 한 노래주점에서 50대 남성 C 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C 씨는 이날 0시께 일행 8명과 함께 노래 주점을 방문했다. 이후 오전 1시 40분께 술값을 계산한 뒤 일행과 함께 나가는 척 하다가 다시 혼자 돌아가 화장실에서 나오던 B 씨를 폭행했다.
부산지검은 지난 15일 상해 혐의로 C 씨를 구속 기소했으며 현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양보원 기자 bogiza@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