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엑스포 수소 도시 만든다더니… 부산, 수소 인프라 낙제점
수소차 1980대에 충전소 3곳뿐
올해 3곳 더 생겨도 전국 하위권
주민 반대에 막혀 신설 어려워
부산시가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나서며 2025년까지 수소버스 1000대를 도입한다고 밝혔지만, 수소 인프라 구축은 전국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부산 수소충전소는 3곳뿐이고 올해 완공 예정인 3곳까지 포함해도 하위권을 맴돈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 수소경제종합포털과 (사)한국수소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부산의 수소차 등록 대수는 1980대(승용차 1944대, 버스 36대), 수소충전소는 3곳이었다. 수소충전소 1곳당 수소차 대수는 660대로 충전소 1곳에서 감당해야 할 수소차 수가 전국 최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소충전소가 10곳 있는 울산(충전소 1곳당 271대), 13곳이 있는 경남(199대)보다 부산의 수소 인프라가 열악했다. 경기에 이어 가장 많은 수소차 등록 대수를 자랑하는 서울조차도 충전소 1곳당 수소차가 434대로 부산보다 사정이 나았다. 수소충전소가 아예 없는 제주를 제외하고 부산의 수소충전소 인프라는 전국 최하위인 셈이다. 현재 부산에는 사상구 학장동, 강서구 송정동, 기장군 정관읍까지 총 3곳의 수소충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모두 부산 외곽으로 분류되는 곳이라 수소차를 구매하려는 이용자가 망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수소충전소를 비롯해 부산의 수소 인프라 구축이 더딘 가장 큰 요인으로는 도심 내 충전소 건립을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남구 용당동에 수소충전소를 건립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주민 반대를 이유로 남구청이 인허가를 내주지 않은 사례가 있다. 이에 반발한 민간사업자 E1이 부산시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지난 1월 시 행정심판위원회가 민간사업자의 이의 제기를 기각하면서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부산에서 수소충전소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한 민간사업자는 “아직 수소충전소에 대한 지역 주민의 두려움이 큰 것 같다”면서 “도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LPG 충전소와 별반 다르지 않고 수소충전소의 경우 방화벽, 방폭설비 같은 3중 안전설비를 구축하고 안전 관리자가 상주하게 되어 있어 도심에 설치된다고 해도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다음 달 영도 동삼동 내 수소충전소 등 부산 전역에서 총 3곳의 추가 수소충전소가 문을 연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