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정치 충실 노 전 대통령 유업 이루겠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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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주기 추도식 여야 대거 참여
참여정부 부총리 김진표 의장 추도사
한덕수 총리, 균형 발전 공로 강조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 참석자들이 고인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 참석자들이 고인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엄수됐다.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노 전 대통령 가족을 비롯해 여야 주요 정치인, 문재인 전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참석했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 옆 생태문화공원에서 열린 추도식 참석자 4500여 명을 포함해 참배객 등 7000여 명이 봉하마을을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역사는 더디지만, 진보한다’는 주제로 엄수된 이날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은 책임정치에 충실하고 국정 연속성을 높이고자 4년 연임제 원포인트 개헌 제안을 했지만, 떠난 지 14년이 다 되도록 우리는 유업을 이뤄 드리지 못하고 있다”며 “제가 정치 인생을 마무리할 시간이 머지않았지만, 간절하게 온 정성으로 정치개혁 유업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2003년 참여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참여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역임했다. 김 의장은 “대통령은 사람 사는 세상과 정치개혁을 갈망했다”며 “돈 안 드는 새로운 정치, 정당 민주화 등 대통령이 있었기에 우리 정치가 세계 보편의 선진 민주주의로 진입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추도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 한 총리는 추도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일 관계 개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한 총리는 “2007년 4월 12일 한·미 FTA 타결을 선언하던 대통령의 모습을 되새기게 된다”면서 “FTA는 도전이라고 역설하던 모습이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말대로 한·미 FTA를 전환점으로 삼아 힘차게 도약했다”면서 “G7 국가들과 세계문제를 논의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어 “동북아시대를 위해 가장 먼저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한 차원 높은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던 대통령의 말처럼 얼어붙었던 한·일관계에 불을 지피며 평화와 공존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균형발전 정책도 노 전 대통령이 가장 힘썼던 국정과제라고도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문제”라며 “정부는 중앙의 권한을 과감히 지방에 이양하고 국가발전의 축을 지역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의 발언은 윤석열 정부 외교의 핵심인 한·미, 한·일관계 개선 등 성과를 노 전 대통령 업적이나 발언을 통해 부각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한 총리의 추도사가 이어지는 동안 일부 참배객이 고성으로 한 총리를 비난하자 사회자가 제지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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