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회식 후 음주운전하고, 초과근무 찍고… ‘술 취한’ 울산 경찰
단말기에 초과근무 허위로 입력 사실 밝혀져
음주운전 적발되지 않았다면 수당 지급됐을 수도
속보=최근 울산에서 현직 경찰관이 회식 후 음주운전으로 적발(부산일보 지난 17일 자 11면 보도)돼 물의를 빚은 가운데 사건 당일 해당 부서 일부 직원이 초과근무를 허위로 입력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의 음주운전·성 비위 의혹도 모자라 직원들의 초과근무 허위수령 시도까지 밝혀지면서 경찰 내 기강 해이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24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경찰청 모 부서 A 경장은 이달 9일 저녁 회식을 마치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25%로 만취 상태였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부서 다른 직원들이 회식이 끝나자 울산경찰청까지 걸어와 단말기에 초과근무를 허위로 입력한 사실이 밝혀졌다. 직원끼리 술자리를 즐기고 그 시간에 마치 일을 한 것처럼 출퇴근 지문을 찍은 것이다
A 경장이 회식 당일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바람에 내부 시스템에 올라온 직원들의 초과수당 허위 입력까지 들통난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운전 같은 자체 사고가 터지지 않았다면 이들 직원은 아무런 제지없이 초과수당을 받아갔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해당 직원들을 상대로 자체 조치에 나서는 한편 최근 발생하는 음주운전 등 잇단 비위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중이어서 (초과수당을 허위로 입력한 직원이) 몇 명인지 등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회식 후 음주운전도 모자라 직원들의 초과수당 부당수령 시도까지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선 지구대나 파출소의 경우 초과근무를 가장 많이 찍은 직원의 경우 면담서(경위서)까지 작성해야 하는 상황인데 정작 지방청에선 술을 마신 것도 모자라 시간외 수당까지 챙기려 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일선 경찰서 직원들은 “이런 일이 다반사로 일어났을 가능성 높다”며 “철저한 조사와 근절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