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왕, 마린스!’ 부산 야구와 K뮤지컬이 만났다
유소년 야구단의 꿈·희망 다룬
‘메이드 인 부산’ 창작 뮤지컬
‘마틸다' 출신 등 쟁쟁한 배우진
김수로·강성진도 출연 ‘눈길’
7월 5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부산에서 만든 야구 뮤지컬이 탄생한다. 국내 인기 스포츠 야구와 세계가 주목하는 ‘K-뮤지컬’이 만나 창작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를 선보인다. 부산에서 처음 시도하는 야구 뮤지컬이다 보니 뮤지컬 애호가는 물론이고 야구팬까지 관심을 보인다.
오는 7월 5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초연 무대를 올리는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는 부산문화회관과 부산시민회관을 통합 운영하는 (재)부산문화회관(대표이사 이정필)과 ‘마리퀴리’ ‘광주’ 등을 통해 콘텐츠 제작사 존재감을 과시한 라이브㈜(대표이사 강병원)가 공동 기획·제작한다. 신진 청년 예술인 인큐베이팅 사업으로 부산시가 함께 주최하고, <부산일보>·최동원 기념사업회도 공동 주최사로 참여하며, 세계적인 야구 브랜드 ‘윌슨’이 공연에 사용되는 전체 야구 장비를 협찬한다.
■탄탄한 실력 26명 배우 캐스팅
25일 오후 2시 티켓 오픈을 앞두고 공개된 캐스팅 라인업도 한층 기대감을 높인다.
공연 제작사 라이브㈜에 따르면 이번 작품에는 10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배우 22명과 주연급 배우 4명을 캐스팅해 총 26명의 배우가 참여한다.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오디션을 진행했으며, 이 중 9명은 부산 출신 청년 예술인이다. 연주자와 촬영 스태프 등 제작진까지 확대하면 30명 내외의 지역 청년 예술이 함께한다.
작품은 가상의 부산 유소년 야구단 ‘마린스 리틀야구단’을 배경으로 전국 최강을 꿈꾸는 유소년 야구단의 꿈과 열정, 갈등과 화해, 성장과 우정을 그린다. 마린스 리틀야구단 외에도 라이벌 구단 ‘크로우즈’와 해설, 캐스트, 응원단, 마스코트 등 19명의 배우가 한 무대에 올라 화려하면서도 역동적인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야구왕, 마린스!’는 유소년 야구단의 꿈과 희망을 다룬 작품인 만큼, 국내 대형 뮤지컬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아역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돼 눈길을 끈다.
극 중 초등학생이라고 믿기 어려운 키와 외모에다 야구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이남호’ 역에 아역배우 이충현과 김주혁이 나온다. 이들은 뮤지컬 ‘마틸다’의 브루스 역을 통해 주목받은 바 있다. ‘마틸다’ 작품 아역배우로는 ‘마린스 리틀야구단’ 1번 타자로 합류한 ‘차지윤’ 역의 정혜람과 진연우도 있다. 정혜람은 ‘마틸다’에서 앨리스 역을, 진연우는 마틸다 역을 소화했다.
KBO 프로야구의 레전드였던 큰아버지를 보며 자연스레 야구의 길로 접어든 팀 리더 ‘주현우’ 역은 최유현과 김주안이 맡았다. 최유현은 뮤지컬 ‘하모니’ 등에서 캐릭터 소화력을 인정받았고, 김주안은 뮤지컬 ‘베토벤’ 등에서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또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어린 롤라’ 역으로 관객을 만난 유주헌과 ‘어린 찰리’로 출연한 박시우, 무용극 ‘벽을 뚫고 나온 꽃’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로 관객을 만난 김예성도 이름을 올렸다. 현재 유소년 야구단 선수로 활동 중인 진유찬과 이산은 ‘야구왕, 마린스!’로 데뷔한다.
성인 배우 중에는 연극·뮤지컬은 물론 영화, 드라마, 예능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국민 배우’ 김수로가 ‘해설(김영배)’ 역을 맡아 강성진과 더블 캐스팅됐다. 강성진은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무대와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넘나들고 있다. 리틀야구 중계를 진행하는 ‘캐스터(김미선)’ 역에는 김은주가 출연한다. 코치 ‘고우철’ 역은 실제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 뮤지컬과 드라마에서 활약한 김기무가 부산 출신 배우 정호준과 더블 캐스팅됐다. 그리고 신인 감독 ‘유안나’ 역에 옥경민이 낙점됐다.
■총제작비 7억 원 ‘부산 제작’ 뮤지컬
이번 공연이 주목되는 이유는 몇 가지가 더 있다. 그중에서도 ‘야구 도시’ 부산을 특화한 콘텐츠 제작을 통해 부산문화회관의 브랜드 공연을 시도하는 점이다. 총제작비 7억 원은 부산에서 만들어진 단일 뮤지컬 작품으로 역대급이다. 부산문화회관 자체 예산 3억 원을 비롯, 시비(청년산학국) 2억 원, 국비(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1억 원, 제작사 1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화를 목표로 기획된 창작 뮤지컬이란 점도 남다르다. ‘야구왕, 마린스!’ 공동 제작사 라이브(주)는 ‘마리퀴리’와 ‘팬레터’, ‘마이 버킷 리스트’의 해외 라이선스 공연을 진행한 바 있다. ‘야구왕, 마린스!’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다. 이번 시도가 성공한다면 부산문화회관은 제작극장으로서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야구팬층이 두터운 일본과 대만, 중국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부산시는 신진 청년 예술인을 지원해 지역 청년 예술인의 유출 방지와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남정은 부산시 청년산학국장은 “부산의 대학에서 예술 관련 학과가 점차 사라지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 청년 예술인의 안정적인 활동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사업”이라면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가족 뮤지컬을 준비한 만큼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국내 뮤지컬 전문가 제작진 참여
참여 제작진 면면도 기대가 크다. 2021년 제5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 프로듀서상에 빛나는 강병원 프로듀서를 필두로, 코미디부터 문제작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이대웅 연출, 실력파 콤비 김정민 작가·성찬경 작곡가, 박동기 무대 디자이너, 송승규 영상 디자이너, 권도경 음향 디자이너, 최윤정 의상 디자이너, 김유선 분장 디자이너 등 국내 창작 뮤지컬계의 전문가들이 나선다.
강병원 프로듀서는 “연기, 노래, 안무는 물론 스포츠 뮤지컬이라는 특성상 역동적인 연기(퍼포먼스)에 능한 배우들을 발굴했다”면서 “배역에 선정된 배우들에게는 야구 연습도 병행하여 더욱 완벽한 무대를 선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야구왕, 마린스!’는 7월 5일부터 16일까지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총 12회를 공연한다. 월·화요일은 공연이 없고, 수·목요일은 오전 10시 30분, 금요일은 오후 7시 30분, 토요일은 오전 11시·오후 2시, 일요일은 오전 11시에 공연돼 다양한 시간대에 만날 수 있다. 관람료는 VIP 7만 원, R석 5만 원, S석 3만 원. 예매는 부산문화회관 누리집과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부산문화회관(051-607-6000)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