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5060 실직 심각, 늦기 전에 대책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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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힘들어 가난에 시달리기 쉬워
좋은 일자리 창출·정년 연장 검토 시급

기초생활수급자 중 만 65세 이상 노년층 비율 현황. 부산일보DB 기초생활수급자 중 만 65세 이상 노년층 비율 현황. 부산일보DB

2021년 전국 시도 최초로 초고령사회(만 65세 이상 인구 20% 이상)에 진입한 부산에서 정년퇴직 등 은퇴 이후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5060세대(장노년층)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젊은 노인’들이 직업이 없어 가난으로 내몰린다는 의미다. 일자리 부족과 고물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부산은 기초생활수급자 가운데 노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느는 데다 전국 평균을 웃돌아 노인 실업 문제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2050년 부산의 노년층은 전체의 44%에 달해 그야말로 ‘노인과 바다의 도시’로 전락할 처지에 놓인 만큼 신속한 고령자 취업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부산 노인층의 빈곤이 심화하는 안타까운 현실은 기초생활수급자 현황에서 확인된다. 부산 기초생활수급자 중 65세 이상 비율은 2017년 26.4%에서 2021년 33.3%로 4년간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게다가 노인 비중이 전국 평균치보다 높아 심각성을 더한다. 이 때문에 노인들은 퇴직 후에도 생계유지를 위해 재취업을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좋은 일자리가 태부족해 시급한 해결 과제로 지적된다. 올 3월 부산상의가 55세 이상 고령자의 80%가 재취업을 희망하고 있다는 조사 자료를 내놓았다. 이 같은 결과는 노인 일자리가 많이 부족하고, 있는 일자리조차 임금이 낮은 임시·일용직이 대부분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미 은퇴한 사람부터 은퇴를 앞둔 연령까지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일할 수 있는 능력과 건강이 충분하며 재취업 욕구가 강하다는 점에서 실효적인 취업 대책이 절실하다. 이들의 무더기 실직으로 역량과 전문성이 사장되는 것은 개인과 가정, 사회적·국가적으로 매우 아쉽고 손실이기 때문이다. 놀거나 가난한 노인이 많을수록 젊은 층과 국가의 경제적 부양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산시가 더 늦기 전에 양질의 노인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게 관건이다. 기업들과도 연대해 개인의 직무 역량과 욕구에 맞춘 취업 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는 일도 필수적이다.

이는 부산만의 숙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출산 기조 속에 노인 인구 증가율도 가팔라 2025년 국가적으로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측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와 기업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 주도로 특단의 대책 수립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퇴직자들이 연금을 수령하는 시기까지 임금피크제 확대 등으로 정년을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 건강한 노인 스스로 생계와 노후를 책임지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일자리 정책은 노인 문제 해소는 물론 청년층 인구 감소에 따른 생산연령인구의 공백 해소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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