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시찰 공방전…야 “결국 방류” 여 “정치 선동”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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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검증 아닌 점검이 목적”
민주, 국회 차원 청문회 요구
원자력연 “음용 안 된다” 입장

일본이 올여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55㎞ 정도 떨어진 이와키시 오나하마항 전경. 연합뉴스 일본이 올여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55㎞ 정도 떨어진 이와키시 오나하마항 전경. 연합뉴스

한국 정부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이 24일 원전 현장점검을 이어간 가운데 국회에선 여야가 다시 충돌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외교통일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시찰단 활동이 주요 쟁점이 됐다. 여당은 시찰단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정치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용인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날 외통위에서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이렇게 일본 편을 들려고 하는 것이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며 “국민들은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용인해주려고 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도 “결국 방류해도 된다는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그 결론으로 가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시찰단에 대한 국회 차원의 청문회도 요구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일반 시민은 시찰단을 검증단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시찰단은 검증이 아닌 점검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을 지적하며 “그때와 달라진 것은 정권이 바뀌었다는 것밖에 없다”며 “너무 정치선동을 하고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시찰단이 들러리는 아니다”면서 “눈으로 직접 보고, 꼼꼼하게 확인해 그 결과를 국민에게 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오염수 처리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 문제가 별개 사안이 맞느냐는 민주당 김경협 의원 질의에는 “(수산물은) 국민의 생명,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국민의 불안, 우려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수입할 수 없다”고 재확인했다.

과기정통위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음용수 기준을 넘기 때문에 마시면 안 된다는 정부기관의 판단도 나왔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과기정통위에 출석해 “후쿠시마 오염수는 음용수 기준을 훨씬 넘기 때문에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영국 옥스퍼드대의 웨이드 앨리슨 명예교수는 지난 19일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TF’ 초청 간담회에서 “희석되지 않은, 후쿠시마에서 가져온 물 1L가 있다면 바로 마셔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성일종 TF 위원장도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깨끗한 물이어도, 재활용한 물이거나 조금이라도 정서상 꺼려지는 물이면 우리는 마시지 않는다”면서 “후쿠시마의 물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과학적으로 안전하지만 정서상의 문제로 마시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주 원장은 24일 국회 답변에서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평균 62만베크렐(㏃)인데 음용수 기준은 1만㏃”이라며 “앨리슨 교수의 발언은 개인적인 돌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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