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 3연속 동결…경제성장률 1.4%로 하향 조정
경기위축·금융불안 부담에 동결 결정
사실상 금리인상 종료…하반기 인하 기대감
성장률 전망치 1.6%→1.4%로 인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동결했다. 올해 들어 3번 연속 동결로 사실상 금리인상 서클이 종료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은 기존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서울 중구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앞서 금통위는 2021년 8월 이후 지난 1월까지 기준금리를 줄곧 인상하다 2월부터 인상을 멈췄다.
금통위의 동결 배경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무리하게 금리를 올릴 경우 위축된 경기와 금융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0.3%)은 민간소비 덕에 겨우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피했다. 또 3월 경상수지도 국내기업 해외 현지법인의 배당에 기대 힘겹게 석 달 연속 적자를 모면했다.
세 차례 연속 동결로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기의 최종금리를 3.50%로 보는 시각이 완전히 굳어지는 동시에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도 제기되고 있다.
1.75%포인트(P)로 역대 최대 폭까지 벌어진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여전히 부담이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기준금리(정책금리) 동결설에 갈수록 힘이 실리면서 '역전 폭 확대'에 대한 부담도 다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한국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점도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이날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수정 제시했다. 기존 예상인 1.6%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는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보다 낮은 전망치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5%로 0.2%P 하향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민간 연구소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역시 이달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해 1.5%를 제시했다. 반면 한국금융연구원(1.3%),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1%), 일부 해외투자은행 등은 우리 경제가 올해 한은 전망치인 1.4%보다 낮은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 그동안의 금리 인상 영향 등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3.5%를 유지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3.7%로 지난해 2월(3.7%)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근원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