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상장사 1분기 순이익 지난해보다 6배 늘었다
코스피·코스닥 1분기 영업이익 반토막 난 사이 부울경 기업들 약진
부산·울산·경남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의 올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6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국내 전체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이 반 토막 나며 글로벌 금융 위기였던 2009년 이후 최악을 기록(1분기 기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부울경 코스닥 상장 기업도 순이익이 소폭 늘었다.
28일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2023년 1분기 결산실적’에 따르면, 코스피 622개 상장사의 1분기 순이익(연결 기준)은 18조 8424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25조 6779억 원)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25조 1657억 원으로 작년 1분기(53조 2592억 원)보다 53% 줄었다. 상장사 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50% 이상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 57% 감소했었다.
반면 올 1월 부울경 코스피 상장사들 연결 기준 순이익은 1조 6222억 7000만 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 2757억 2100만 원과 비교하면 1년 새 588%나 늘어났다. 당기순이익 상위 5개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경남) 4752억 1000만 원 △BNK금융지주(부산) 2682억 6300만 원 △롯데정밀화학(울산) 1853억 3700만 원 △두산에너빌리티(경남) 1707억 1500만 원 △KG케미칼(울산) 1039억 2700만 원이다.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1분기 7417억 4500만 원에서 올해 1조 6546억 6000만 원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매출액에서도 전체 상장사와 부울경 기업간 대비는 두드러졌다. 전체 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 매출은 697조 374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7%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부울경 코스피 상장 기업은 30조 6314억 8900만 원을 기록, 14%나 증가했다.
코스닥 시장 상황도 비슷하다. 전체 코스닥 상장사 1115곳의 연결기준 1분기 순이익은 2조 49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남권 코스닥 상장사 71곳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2326억 4300만 원으로 40%나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전체 상장사가 2조 4902억 원으로 42.2%나 감소하는 사이 동남권 코스닥 상장사는 2704억 2800만 원으로 32% 증가했다.
또 전체 코스닥 상장사 매출액이 67조 6036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5% 증가한 사이 부울경 기업들은 11% 늘어난 4조 7068억 50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근 3년간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 기간 국내 전체 상장사들이 예상 밖으로 선전해 온 까닭에 부울경 기업의 소폭 약진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져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발생 이후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상장사들이 역대 최대 기록이라 할 만큼 호황을 누려왔다”며 “하지만 같은 기간 부울경 상장사들은 실적 부진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종의 ‘늦은 성장’일 수 있다”며 “2분기 실적 흐름까지 살펴봐야 구체적인 성장 배경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부울경에서 올해 1분기 시총 1조 원을 넘긴 상장사는 모두 13곳이다. 부산과 울산이 각각 3곳, 경남이 7곳이다. 이 가운데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6일 기준 HD현대중공업(울산)이 10조 5374억 원으로 부울경 상장사 시총 1위를 기록했으며 △두산에너빌리티(경남) 10조 2490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경남) 5조 3921억 원 △한국항공우주(경남) 4조 9907억 원 △현대로템(경남) 3조 4107억 원 △대우조선해양(경남) 3조 739억 원 △현대미포조선(울산) 2조 9198억 원 △금양(부산) 2조 8415억 원 △BNK금융지주(부산) 2조 1903억 원 △리노공업(부산) 1조 9236억 원 △현대위아(경남) 1조 6535억 원 △롯데정밀화학(울산) 1조 5170억 원 △SK오션플랜트(경남) 1조 445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