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아. 롯데가 잘해서 참 좋아” 故 최동원 선수 어머니가 아들 생일에 쓴 손편지
지난 24일 66세 생일 맞아 최동원 동상 방문
손편지·장미꽃·사탕 놓고 아들과 마음 대화 나눠
"롯데 선수들 안 다치고, 꼭 좋은 성과 이뤘으면"
"롯데 팬들도 선수들이 힘내도록 응원 이어주길"
‘동원아! 잘 지냈지? 엄마다. 세월은 너무 빨리 흘러 가는구나. 벌써 66해나 됐네. 엄마는 너 때문에 행복했고, 잘 지내고 있단다. 금년에는 우리 롯데 선수들이 너무 잘해서 엄마는 기분이 참 좋아!! 어디서든 롯데의 경기를 볼 때마다 '너'를 생각하게 되거든. 행복하게 잘 있어. 엄마가. 2023. 5. 24.’
‘무쇠팔’ 고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인 김정자(89) 여사가 먼저 하늘로 떠난 아들의 66번째 생일을 맞이해 손수 쓴 편지와 꽃을 아들에게 전하며 아들의 생일을 축하했다. 김 여사는 아들의 생일을 축하하며 올해 좋은 기세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김 여사는 “롯데 선수들이 올해는 정말 잘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롯데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롯데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 지난 24일 오전, 김 여사는 부산 사직구장 중앙광장에 마련된 ‘무쇠팔 최동원’ 동상을 찾았다. 김 여사는 아들의 동상을 마른 수건으로 닦은 뒤,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장미 꽃이 담긴 화분, 사탕이 담긴 플라스틱 용기를 동상 앞에 놨다. 김 여사는 지난 2011년 9월 하늘로 떠나보낸 아들과 마음의 대화를 나누며 아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김 여사는 동상 아래에서 두어 시간을 머문 뒤 자리를 떠났다.
김 여사는 53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고 최동원 선수의 생일마다 사직구장을 찾아 아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생일뿐만 아니라 아들이 생각날 때면 김 여사는 무쇠팔 최동원 동상을 방문해 아들의 동상을 마른 수건으로 닦고 돌보고 있다. 김 여사는 하늘로 먼저 떠난 아들을 잊지 못하며 늘 마음으로 아들의 안부를 묻는다.
김 여사는 <부산일보>와 아들에게 쓴 편지에 대해 전화 대화를 나눴다. 김 여사는 “큰아들 생일이고, 5월이 가정의 달이기도 해서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오전 시간에 아들을 만나러 사직구장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매년 큰아들 생일이면 아들을 만나러 동상에 가는데, 올해는 더 기쁜 마음으로 다녀왔다”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김 여사는 롯데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언제나 TV로 경기를 지켜본다. 김 여사는 올 시즌 초반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롯데 선수들의 모습을 뿌듯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김 여사는 “요즘 롯데 선수들이 잘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올해는 희망이 보인다”며 롯데 야구를 사랑하는 오랜 팬이자 전직 선수 어머니로서의 직감을 소개했다.
김 여사는 “롯데 선수들이 경기 때마다 땀 흘리며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면 아들을 보는 것 같아 뿌듯하다”며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올해는 잘 해봤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김 여사는 열정 가득한 롯데 팬들에게도 기운을 모아달라고 소망했다. 김 여사는 “롯데 선수들이 이기는 시합을 할 때 뿐만 아니라 지는 경기를 하더라도 선수들에게 언제나 힘을 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동원 선수를 기억하는 많은 롯데 팬들과 부산 시민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여사는 “큰 아들이 떠난 지 12년이 돼 가지만, 아직도 큰 아들의 야구를 사랑해 주시고, 아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그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내일도 롯데 야구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