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난소 나이는 몇 살?” 난임 원인 ‘난소기능저하’ 대비하려면…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세화병원
자각 증상 없어… 만 35세 이상 매년 검진받는 게 좋아
자궁내막증 수술 후에 고압산소치료 받으면 예방 효과
난임의 주요 원인인 ‘난소기능저하’ 환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는 난임 환자의 연령대가 높아지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초혼 연령의 상승과 고령 임신의 증가는 사회적 변화이며, 이에 따라 난소기능저하로 인한 체외수정시술의 증가는 필연적 상황이 됐다.
난소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노화 과정이다. 여성은 태어날 때 평생 배란되는 난자를 가지고 태어나며, 나이가 들어 난자를 소진하면 폐경을 맞는다. 따라서 난소기능저하를 일찍 발견해 대처해야 난임을 극복할 수 있다. 난소기능저하는 증상이 없어 환자 스스로 알기는 어렵다. 생리가 규칙적인데도 난소기능저하로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난소기능저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산부인과적 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만 35세 이상은 매년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세화병원 유지희 부원장은 “만 35세 미만이라도 난소 수술을 받았거나, 자궁내막증이 있는 경우, 조기 폐경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같은 연령대보다 난소 기능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검사를 통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검진 시에는 기본적인 초음파 검사 외에도 호르몬 검사를 필수로 해야 한다. 초음파 검사는 난소에 발생할 수 있는 종양과 휴지기 난포를 확인해 난소 기능을 파악한다. 호르몬 검사로는 난소 나이와 난소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검사가 많아 부담스러울 때는 단독 검사로서 항뮬러관 호르몬 검사(AMH)를 권한다. 항뮬러관 호르몬은 난소 내 난포들의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난소 기능이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같은 연령대의 평균 수치와 비교해 본인의 난소 기능이 어느 수준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는 1.2ng/ml 이하일 때 난소기능저하로 진단한다.
난소기능저하로 진단받았다면 난임병원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난자 동결이라는 방법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도 있고, 난소기능저하의 원인을 파악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난소기능저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이 중요하다. 특히 흡연은 난소 기능에 직접적인 손상을 줄 수 있어 꼭 피해야 한다. 블루베리, 브로콜리, 견과류 등의 항산화 식품과 코엔자임Q10, 오메가3, 비타민D 등은 난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난소의 혹이나 자궁내막증으로 수술하는 경우에는 수술 후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난소기능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 2022년 논문에 의하면 난소 수술을 받은 환자 60명의 수술 3개월 후 AMH를 평가했을 때, 고압산소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은 AMH가 5.71에서 1.16으로 감소한 반면, 고압산소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AMH 5.67에서 4.06으로 감소 폭이 현저하게 작았다.
유지희 부원장은 “지난해 세화병원에서 난소기능저하로 시행한 체외수정시술이 5년 전보다 30% 이상 증가하는 등 난소기능저하 난임 사례가 늘고 있다”며 “난임을 예방하려면 미혼 여성도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난소 건강을 체크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