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낮추나…하반기 전망 나빠져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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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상반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하반기 역시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 늘기 때문이다. 세수 부족 상황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없이 해갈하기 위한 예산 불용의 확대 역시 하반기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9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이르면 내달 말 혹은 7월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1.6%)를 유지하는 방안과 소폭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함께 보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6%가 유효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소폭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정책 의지를 담아 성장률 전망치를 다소 높게 잡기보다 있는 그대로 경제 상황을 담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소신도 이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경제지표만 놓고 본다면 소폭 하향 조정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다. 경제에 관한 조사연구·통계 기능을 수행하는 한국은행, 경제·사회 현상을 종합 연구하는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모두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을 낮춘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낮췄다. 지난 2월 전망과 비교해보면 상반기 성장률을 1.1%에서 0.8%로 0.3%포인트(p)나 끌어내렸다. 하반기도 기존 2.0%를 1.8%로 하향조정했다. 1분기 성장률을 확인한 상황에서 상반기 성장률이 기존 예상보다 상당 부분 미흡하다는 분석과 함께 하반기 반등의 강도 역시 생각만큼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개별적인 수치에는 차이가 있으나 KDI 역시 같은 흐름으로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있다. KDI는 성장률 전망(사진)을 기존 1.8%에서 최근 1.5%로 낮췄다. 상반기 성장률을 1.1%에서 0.9%로, 하반기를 2.4%에서 2.1%에서 하향조정한 결과다.

한은과 KDI 모두 상반기 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수출 부진을, 하반기는 예상만큼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연간 성장률 하향 조정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세수 부족 상황도 하반기 성장률을 낮추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세수 부족 상황에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거부하는 만큼 불용(不用)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기 이륙 속도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하반기 재정지출마저 줄 경우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정부는 현 상황에 5월 경제지표와 6월 속보지표까지 살펴본 후 성장률 전망치 수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통상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는데 발표 시기가 이르면 6월 말, 늦으면 7월 초이므로 더 많은 지표를 보고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상반기 경제성장률 부진이나 하반기 회복 수준을 낮게 보는 것이나 중요한 원인이 반도체 부문의 부진"이라면서 "하지만 반도체 부문은 급락 후 급반등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추후 상황을 쉽게 예견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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