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인공관절수술 후 재활치료, 빠를수록 좋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무릎 인공 관절 수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또 젊은 층에서도 스포츠나 각종 야외 활동으로 인한 부상으로 무릎 관절 손상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2년 집계에 따르면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400만 명을 넘어섰다.
무릎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꼽으라면 수술의 정확도와 재활 치료를 들 수 있다.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로봇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고, 재활 치료에서는 운동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된다.
■로봇 수술에서 의사의 역할은
무릎 인공 관절 수술은 말기 관절염으로 손상된 무릎뼈를 깎아내고 인공 관절을 넣는 수술이다. 여기에 로봇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숙련된 의사의 기술에 로봇의 정교함이 더해져 수술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 준다.
흔히 로봇 수술이라고 하면 로봇이 알아서 혼자 집도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불안해하는 환자들이 가끔 있다. 로봇 수술이라고 표현하지만 로봇은 보조 역할을 할 뿐이고 로봇을 조작하면서 직접 집도하는 것은 의사다. 로봇이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수술에 앞서 수술 계획을 수립하는 것부터 시작해 로봇 팔을 작동하면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은 의사의 몫이다. 아울러 수술 도중에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생기면 수술 계획을 변경하고 수정하는 것도 의사가 결정한다.
수술 중간에 변화가 생기면 해당 정보가 수술방 의사에게 바로 전달된다. 로봇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정보를 받기 때문에 수술 중간에 계획을 수정할 수 있어 성공률도 훨씬 높아진다.
좋은삼선병원 로봇인공관절센터 오용승 정형외과 과장은 “확실히 로봇 인공 관절 수술은 정확하다. 조직 손상이 적고 출혈이 적어 합병증과 감염 위험이 낮아진다. 그뿐 아니라 의사는 로봇에게 어떤 각도로 절삭할지 기본값을 정해 주고 수술 중에도 변경값을 추가로 수정할 수 있다.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하더라도 경험 있는 의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로봇 수술의 장점과 의사의 경험을 강조했다.
■수술 후 재활 운동의 중요성
수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수술을 했다고 거기서 끝이 아니다. 수술 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이전 상태로 회복도 어려워진다. 특히 재활 운동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양반다리, 쪼그려앉기 등 무릎에 안 좋은 생활 습관은 고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형외과 진홍기 과장은 “물론 수술을 잘해야 하지만 수술 후 관리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차도 수리하고 정비해서 관리를 잘 해야 오래 간다. 어떻게 하면 무릎 수술 후 환자가 빨리 회복될까에 중점을 두고 모든 치료 과정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재활 운동은 빠를수록 좋다. 안정을 취한다는 이유로 침상 생활을 오래하는 것은 좋지 않다.
무릎 수술을 받는 환자의 대부분은 65세 이상의 고령인 데다가 당뇨나 고혈압 등의 성인병이 동반된 경우가 흔하다. 그렇지만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시행하면 연부 조직 손상이 적어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 관절 수술을 시행한 거의 대부분의 환자는 사흘째부터는 보행이 가능하다. 보조기구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보행을 시작하면 된다.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나면 대부분의 환자는 혼자서 걸을 수 있다. 수술 후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재활이 늦을 뿐더러 다른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빠른 활동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걷기, 스쾃, 계단 오르기
인공 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통증 없이 걸을 수 있는 게 목표다. 수술한 환자는 적어도 하루에 8000보 정도 보행 운동이 추천된다.
김두열 정형외과 과장은 “인공 관절 수술 후 운동도 치료의 한 과정이다. 걷는 운동은 노년에서 가장 많이 하는 운동으로 숨이 찰 정도로 약간 빠르게 걸으면 효과는 배가 된다. 걷기는 근골격계에만 좋은 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고 우울증 같은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유산소 운동을 위주로 하되 스쾃 같은 근력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 걷는 운동에 스쾃 운동을 같이 하면 근 감소증을 예방할 수 있다.
신흥섭 정형외과 과장은 “스쾃은 상체를 가능하면 세우고 무릎은 많이 구부러질수록 효과가 좋으나 고령 환자는 30도 정도만 구부려도 된다. 정확한 자세를 유지하고 10회를 1세트로 3세트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많이 걷는다고 무릎 관절염이 악화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계단 오르기도 무릎 관절에 도움을 주는 운동이다. 계단 오르기는 무릎 통증이 심한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지만 수술 후에 금지하는 운동은 아니다. 3,4층 정도 계단을 오르는 운동은 평지를 걷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좋은삼선병원은 지난해부터 로봇 인공 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운동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수술 후 재활 운동에 대해 교육하고 직접 시연하는 프로그램이다.
은일수 정형외과 과장은 “많은 병원이 수술에는 심혈을 기울이지만 수술 후 환자의 생활에는 큰 관심을 가져 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짧은 진료 시간에 운동법 등을 충분히 가르치기에는 한계가 많기 때문이다. 일대일 상담이나 운동법을 교육하고 있는데 강의 위주의 모임보다 훨씬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