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났던 청년 표심 잡아라” 국힘, 코인 사태 발판 ‘총력전’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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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가치 외면 ‘김남국 사태’ 반사이익
2030 당 지지율 5~12%P 상승 기록
토익 유효 기간 연장·예비군 수당 등
맞춤형 지원 정책 잇따라 내놓고 공략
비상 걸린 민주도 내달 2일 대책 논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2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삼귀의례를 하며 합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2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삼귀의례를 하며 합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코인’(가상자산) 투자 의혹을 계기로 청년층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의원의 대규모 코인 거래를 둘러싼 의혹은 코인을 중요한 자산 증식 수단으로 여겨온 청년층의 역린을 건드린 측면이 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2030의 더불어민주당 이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청년층 표심을 공략할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6%, 민주당 31%를 기록했다. 특히 18∼29세 지지율의 경우 민주당은 전주보다 7%포인트(P)(32→25%)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5%P(20→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지난 15∼19일 전국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20대와 30대에서 각각 12.9%P(47.9→35.0%), 8.5%P(47.8→39.3%) 떨어진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와 30대에서 각각 12.0%P(30.4→42.4%), 6.8%P(30.1→36.9%) 올랐다.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 측은 지난 26일 전체회의 이후 “여의도연구원 조사 결과 ‘김남국 사태’와 관련한 청년 세대의 분노는 국민이 보는 것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코인 사태 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지난 대선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세대포위론’에 기반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이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해 2030, 특히 ‘이대남’(20대 남성)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다. ‘0.73%P’ 차이로 결정된 대선 결과를 보면 승리의 결정적 변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선 이후 이 전 대표 ‘축출’ 과정에 대한 실망, ‘주 69시간’ 근로시간 개편 등 정책적 혼선 등의 여파로 2030의 여권 지지세는 계속 빠지는 양상이었다.

김기현 대표 체제 이후 대학생 대상 ‘1000원 아침밥’ 예산 확대 등 청년 표심을 되돌리기 위한 행보에도 움직이지 않던 2030 표심은 김남국 사태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지속적으로 ‘가난’을 내세워온 야당 청년 정치인이 코인을 통해 상당한 부를 축적한 사실이 ‘공정’에 예민한 청년 세대의 감정을 건드린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맞춤형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청년 표심 잡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당내 기구인 청년정책네트워크 특별위원회를 통해 취업준비생 토익 성적 유효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일괄 연장하는 방안을 1호 정책으로 내놓았다. 이어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는 대학생 예비군이 성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뒷받침하고 예비군 훈련 수당을 상향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예비군 3권 보장 방안’을 내놓았다. 30일에는 해커톤 방식 정책 오디션을 통해 청년 정책위원회 부의장도 공개 선발한다. 당 내부적으로는 대학생 생활비 대출 한도를 상향하는 등의 학자금 지원 대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30 지지율 하락에 비상이 걸린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다음 달 2일 워크숍을 열어 원내 운영 전략을 논의한다. 박광온 원내대표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이번 워크숍에서 초점이 맞춰질 부분은 정국 인식 공유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입법을 위해서는 여론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먼저라는 취지다. 민주당이 입법 드라이브를 거는 각종 쟁점 법안 점검과 함께 2030 정책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인용된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조사의 오차 범위는 각각 95% 신뢰수준에 ±3.1%P, 95% 신뢰수준 ±2.0%P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위의 홈페이지 참조.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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