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또래 여성 살해 20대, 신분 속인 채 피해자에 접근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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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행세 개인정보 숨겨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
경찰, 신상공개 검토 중


지난 26일 피의자 A 씨가 여행용 가방을 끌고 자신의 집을 나서는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지난 26일 피의자 A 씨가 여행용 가방을 끌고 자신의 집을 나서는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속보=부산에서 아르바이트 중개 앱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또래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20대 여성(부산일보 5월 29일 자 3면 등 보도)이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범행을 의도하고 움직인 정황이 드러나면서 계획범죄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30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살인·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 씨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피해자인 20대 여성 B 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학업 관련 선생님을 구한다며 B 씨에게 연락을 취했고 이 과정에서 자신을 학부모로 소개하며 구체적인 개인정보는 숨긴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신분을 속이고 피해자 B 씨의 집까지 의도적으로 찾아갔다면 우발적인 범행이 아닌 계획범죄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커진다. 자신의 신분 등을 숨겨 범행 흔적을 완전히 감추려고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여전히 A 씨의 범행 동기 여부에 대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A 씨의 공범이 있는지, 실제로 이들이 서로 모르는 사이이고 겹치는 관계가 없는지 여부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A 씨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 중이며, A 씨의 통화 기록과 인터넷 검색 기록, 부검 결과, 병원 기록 등을 종합해 A 씨의 범행 동기를 밝혀내는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A 씨는 현재 경찰 조사에는 응하고 있으나 일관되게 진술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단독 범행을 주장하고 있으나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범행 동기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진행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6일 오후 5시 30분께 A 씨는 금정구에 거주하는 B 씨의 집에서 B 씨를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경남 양산 방면 인근 풀숲에 시신 일부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이들의 실제 만남은 사건이 발생한 날 처음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 씨 얼굴 등 신상 공개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다. 부산경찰청은 경찰청과 논의를 거쳐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 방침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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