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일, 1990년대 프리미엄 새우 수입 시작… “활어회 필렛 시장 선도”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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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민 대표 “신선함 담아 식탁까지”
국내외 수산 식문화 새로운 가치 제시
시장 예측·R&D 통해 필렛 가공 시작
자체 브랜드 ‘지금바다’ 올해 출시 예정

(주)부일이 껍질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이지 필(Easy Peel) 방식으로 가공한 아르헨티나 프리미엄 홍새우. 부일 제공 (주)부일이 껍질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이지 필(Easy Peel) 방식으로 가공한 아르헨티나 프리미엄 홍새우. 부일 제공

“수산물은 식재료 중에서도 가장 신선함을 요합니다. 바다의 신선함을 그대로 담아 고객의 식탁까지 안전하게 공급하는 ‘제대로 된 수산 식품기업’이 부일의 목표입니다.”

20여 년간 수산물 유통업을 이어온 하태민 (주)부일 대표가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부일은 1990년대 프리미엄 새우 수입으로 국내 유통을 시작해, 현재는 활어회 필렛 시장을 선도하며 수산 식문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하 대표는 “새우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특별한 메뉴’에서 ‘누구나 먹는 메뉴’로 대중화되는 과정과 함께 부일이 성장했다”며 “7년 전부터는 용인 본사와 통영 제1공장을 중심으로 활어회 필렛 시장을 타깃으로 잡아 꾸준한 투자와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한 부일의 자신감은 하 대표가 추구하는 경영 이념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하 대표는 “초심이 가장 중요하고, 그 초심은 품질이 말해준다는 신념을 가지고 사업에 임한다”면서 “신선한 수산물을 식탁에 그대로, 제대로, 안전하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민 (주)부일 대표. 부일 제공 하태민 (주)부일 대표. 부일 제공

부일이 치열한 국내 수산물 유통업 시장에서 살아남는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처음 새우 유통을 시작했을 당시 국내 대형 마트는 품질이 높기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량 유통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했다. 하 대표는 품질과 마진 사이에서 고민해야 했다.

“처음 새우를 유통할 때 가격이 좀 높더라도 깐깐한 공정과 위생 원칙을 지킨 제품만을 취급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충성 고객사들이 생겨났고 이마트에 공급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하 대표의 설명이다.

끊임없는 시장 예측과 연구개발(R&D) 또한 부일이 지닌 경쟁력이다. 필렛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확인하고 이에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에는 소규모 사업장도 초밥과 회를 만들기 위해 원물을 직접 구매했다면, 최근에는 대형 가공시설을 갖춘 기업에서 생산한 필렛을 구매해 조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일은 2021년 통영 제 1공장에서 고급 횟집에서나 볼 수 있었던 참돔 껍질회나

제철 방어회를 필렛 가공해 대량 유통하기 시작했다.

필렛으로 생산한 모둠회. 부일 제공 필렛으로 생산한 모둠회. 부일 제공

하 대표는 “활어회 필렛 시장 또한 고객의 니즈를 끊임없이 예측한 결과에 따라 투자한 사업”이라며 “산지에서 나오는 활어들을 바로 손질해 공급할 수 있는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고 시장을 예측하고, 그에 기반한 선택에 집중하는 추진력이 부일이 지닌 최고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부일은 최근 수산물 HMR(가정간편식) 시장에도 뛰어들어 B2B(기업 간 거래)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식품기업들이 선보인 HMR이나 밀키트 제품에 비해 신선도 면에서 경쟁력이 크다는 게 하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부일은 원물을 양식하고 직접 수급하기 때문에 신선도나 빠른 원재료 공급, 수산물 공급 상태 정보 등에서 뛰어나다”면서 “원재료 수급력뿐 아니라 자체적인 브랜드도 가지고 있어 B2C 시장에서 요구하는 인프라 구축도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부일은 최근 수산업 가공·제조·유통 분야의 가장 큰 화두로 ‘소비 패턴의 변화’를 꼽는다. 기존에는 대형 마트나 소매점에서 직접 구매하는 오프라인 유통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새벽 배송·당일 배송 등을 활용하는 온라인 소비 패턴이 정착됐다는 것이다. 이에 부일은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시에 운영해야 하는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와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 대표는 “수산물도 이제는 온라인 시장 진출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현재 시장은 B2B와 B2C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며 “부일은 고객들이 더욱 편하게 신선한 수산물과 가공 식품을 접할 수 있도록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 입점해 시장 흐름에 맞춰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일은 온오프라인 통합 브랜딩을 목표로 앞서 마켓컬리에 입점한 ‘모현상회’ 브랜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모현상회라는 이름은 부일의 용인 사옥이 있는 모현읍에서 따온 것으로, ‘최상의 회를 만든다’는 콘셉트로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유통망에 입점하는 브랜드가 아닌 자체 브랜드 ‘지금바다’도 출시를 앞두고 테스트하는 중이다. 올해 선보일 ‘지금바다’는 ‘대한민국 앞바다의 모든 수산물을 지금 바다(받아) 보십시오’라는 콘셉트의 HMR 브랜드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유통할 계획이다.

하 대표는 향후 수산물 유통 시장이 발전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로 ‘디지털화’를 꼽았다. 수산업계에 물량을 예측할 수 있는 IT(정보통신) 기술이 도입되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생산성은 더욱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 대표는 “업종 특성상 수산물 산업은 모든 면을 디지털화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수산물과 IT의 결합은 마지막 숙제로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수산업계와 공동으로 수요 예측 시스템과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정책을 모색하고 지원 방안을 도입한다면 업계가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프리미엄 수산물 HMR과 해외 냉동제품 시장 또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일은 북유럽에서 수입되는 연어 제품을 산지에서 급랭해 원물과 똑같은 상태로 들여오는 ‘노르젠살몬(Norzen Salmon)’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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