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 “안전하고 신선한 수산물 위해 수협이 앞장서겠습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일본 원전 오염수 대응 전국 조직 가동
식약처 방사능 시험기관 지정 예정
어업인·수산업 피해 최소화 위해 준비
수산물 소비 확대 판로 다양화 총력전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부에서 노동진 대책위원장(수협중앙회장) 주재로 지역별 조합장협의회장과 수산단체가 참여하는 ‘일본 원전 오염수 대책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다. 수협중앙회 제공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부에서 노동진 대책위원장(수협중앙회장) 주재로 지역별 조합장협의회장과 수산단체가 참여하는 ‘일본 원전 오염수 대책위원회’ 첫 회의가 열렸다. 수협중앙회 제공

일본이 계획한 원전 오염수 방류가 가까워지자 국내 대표적인 수산물 생산자 단체인 수협중앙회(이하 중앙회)가 수산물 소비 급감에 따른 어업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오염수의 국내 유입 가능성과 유해성 여부를 떠나, 방류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민적 불안을 야기해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수요 감소는 바로 수산물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수산업계는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 10년 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유출됐을 때도 수산물 소비가 반토막이 난 바 있다.

이에 중앙회는 원전 오염수에 대응하기 위한 전국 단위 조직을 꾸려 수산업 피해가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이 지난 25일 수협유통 바다마트 춘천점에서 수산물 유통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수협중앙회 제공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이 지난 25일 수협유통 바다마트 춘천점에서 수산물 유통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수협중앙회 제공

■전국 수산인 결집해 대책위 가동

일본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응해 전국 수산인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한 조직이 구성됐다. 중앙회가 결성한 일본 원전 오염수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다. 지역별 조합장협의회장과 수산단체가 참여했다. 대책위는 서해, 서남해, 남해, 동해, 제주 등 5개 권역별로 조직을 구성했다. 노동진 중앙회장이 모든 권역을 총괄하는 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대책위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강행될 경우에 대비해 4개 분야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수산물 안전관리 체계 강화 △수산물 소비 촉진 △국내 수산물 안전성 홍보 △어업인 지원방안 마련이 주요 골자다.

먼저, 수산물 안전성 검사 확대에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중앙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방사능 분야 공인 시험기관 지정을 받는 대로 오는 8월부터 수산물 방사능 안전성 정밀검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앙회는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인천가공물류센터, 부산 감천항물류센터에 각각 방사능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일반 시민에, 인천은 단체 기업과 학생 등 단체급식에, 부산은 군 장병에 수산물을 주로 공급한다. 전 국민이 수협 계통조직에서 생산·유통되는 수산물을 접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앙회는 수산물 방사능 검사에 집중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로 어업인 피해가 현실화될 경우에 대비한 어업인 지원방안도 마련한다.

대책위는 현재 △수산물 소비 감소에 따른 어업인 지원 △회원조합 경영 안정 △오염수 해양 방출 피해 어업인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어업인 의견을 수렴 중이다. 대책위는 의견이 모아지는 대로 정부와 국회에 직접 전달해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수산물 소비 위축에 대비한 단계적인 소비 촉진 활동 전략도 수립한다.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에는 수산물 가격과 생산량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소비 위축 품목을 대상으로 인터넷과 홈쇼핑을 통해 할인 판매를 실시한다. 방류 후에는 피해 사례를 취합한 뒤 정부, 지자체와 협업해 소득 보전, 피해 보상, 금융 지원 등도 실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책위원장을 맡은 노동진 중앙회장은 “모든 수산인이 연대해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해 더욱 강력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대책위를 구성했다”며 “대책위를 통해 오염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잠재우고, 어업인 피해가 확산될 경우 즉각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수협중앙회 본부 구내식당에서 개최한 멍게 어가 돕기 시식 행사. 수협중앙회 제공 지난 3일 수협중앙회 본부 구내식당에서 개최한 멍게 어가 돕기 시식 행사. 수협중앙회 제공

■수산물 소비 활성화에 ‘총력’

중앙회는 수산물 소비 촉진 활동과 함께 수산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도 고심하고 있다. 수산물에 대한 친밀도를 높여야 수산물 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어업인 소득 증대로 직결된다. ‘어업인이 부자 되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내세워 지난 3월 취임한 노동진 중앙회장도 ‘어업인 부자 만들기’의 원천을 수산물 소비 활성화에서 찾고 있다.

이에 발맞춰 중앙회는 수산물 소비 확대를 통한 어업인 소득 안정을 강조하는 노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반영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소비 확대를 위해 정부, 국회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고 수산물 홍보 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기 위해 경영지원 부대표가 관련 부서를 총괄토록 했다. 중앙회는 미래 소비 수요층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수산물 섭취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소비 진작책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중앙회는 수산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판매 방식도 다양화하고 있다. 중앙회 직영 온라인 수산물 전문 쇼핑몰인 수협쇼핑은 이달부터 서울 전 지역에서 당일 배송 활어회 서비스를 선보였다. 수협쇼핑 홈페이지에서 오후 1시까지 당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주문하면, 수산물 전문 오프라인 마켓인 ‘바다생협’ 14개 매장에서 보유한 수산물을 당일 오후 5시, 7시, 9시, 11시 중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배송 받을 수 있다.

수산물 유통 단계 간소화도 추진한다. 복잡한 유통 단계는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져 결국 수산물 소비를 가로막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앙회는 앞으로 전국 주요 거점 산지에 직거래 허브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어업인들이 잡은 어획물을 집결하고, 상품화 후 발송하고, 소비자가 이를 받아보기까지 하루면 충분한 유통체계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수산물을 원물 중심으로 생산·유통하기보다 1인 가구와 간편식 등 식품 트렌드에 발맞춰 고부가 가치화할 수 있도록 식품·가공 인프라를 확충하고 복잡한 유통 구조도 개선할 방침이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