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자율운항선박으로 조선해양산업 ‘디지털 패러다임’ 이끈다
디지털 융복합기술 집약 ‘자율운항선박’
하반기 실증 본격화로 기술 선점 박차
시험선 통해 다양한 항로 데이터 확보
산·학·관·연 네트워크로 세계 표준 주도
전 세계적인 디지털 전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관련 기술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조선해양 분야에서는 단연 자율운항선박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자율운항선박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첨단센서 등 디지털 융복합 기술의 총 집약체로, 최근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인 ‘CES’에서도 자율운항선박은 화제의 중심이었다.
우리 정부도 ‘조선산업 초격차 확보 전략’을 발표하며 친환경 선박과 함께 자율운항선박을 조선해양 신성장 동력으로 지목하고 핵심기술 개발에 큰 힘을 쏟고 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국내 유일의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미래 선박해양기술을 이끌어가기 위한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성능 실증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자율운항선박 성능 검증 시작
KRISO는 ‘IMO 레벨 3’(선원이 승선하지 않고 원격 제어로 운항이 가능한 자율운항 단계) 수준의 자율운항 기술 개발을 목표로 2020년부터 자율운항선박의 기술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국가 간 경쟁 속에서 자율운항선박 기술 선점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과 단계적 실증을 통한 국내 기술 기반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자율운항선박은 다양한 해상환경을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한 뒤 최적의 경로를 탐색해 자율운항할 수 있는 기술과 함께 선박 운항 상황을 실시간 전송하고 운행 중인 선박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원격 제어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KRISO는 지난해까지 1차 기술 개발을 마치고 본격적인 실증을 위해 자율운항선박 해상테스트베드(시험선)를 건조하고 울산에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연구센터를 마련했다.
자율운항선박기술 성능시험과 실증을 위해 건조된 해상테스트베드를 운용해 충돌과 사고방지를 위한 상황 인식 시스템, 다양한 항로를 생성하고 결정하는 지능형 자율항해 시스템, 운항 중 비상상황 발생 시 육상 제어가 가능한 원격 제어 시스템 등 핵심 기술을 평가한다. 또한 시험선과 성능실증센터 간 무선통신을 통해 운항 상황과 기관 상태를 육지에 있는 성능실증센터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디지털트윈브리지·엔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KRISO는 다양한 실증을 통해 운항 데이터와 실적 데이터를 확보하고, 향후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자율운항 시스템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시험선을 활용한 실해역 시험, 자율운항선박의 평가와 국제 인증 절차 개발 등을 중점적으로 수행한다.
■K-자율운항선박, 국제 표준 선도
국제해사기구(IMO)에서도 ‘자율운항선박 도입을 위한 협약(MASS Code) 개발’을 정식의제로 채택하고, 2025년 완료를 목표로 활발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KRISO는 현재 개발 중인 기술들과 연계해 자율운항선박 항해 부문 기능 요건, 화재 및 침수사고 대응, 성능실증센터 정보 공유 등 다양한 기술 정보를 제안했고, 이달 30일 IMO 본부에서 대한민국-IMO 공동 주최로 열린 자율운항선박 심포지엄에서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알렸다. 앞으로 KRISO는 산·학·관·연의 네트워크 허브로 우리나라가 자율운항선박의 새로운 글로벌 표준 수립을 주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하는 KRISO는 선박해양플랜트 분야 원천기술 개발과 실용화 연구, 해양에너지, 해양장비·시스템, 해양교통 및 안전 분야 등 해양공학 분야 전반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조선해양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KRISO는 앞으로 다양한 디지털 융복합 기술 개발로 조선해양산업의 재도약을 지원하고, 새로운 미래 해양 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