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만공사… 울산항, '국내 최대 액체허브 항만'서 '친환경 에너지 허브'로 진화
국내 액체화물 30% 이상 울산항서 처리
탄소중립시대 늘어나는 수소물량 대응
북신항 일대 수소 클러스터 구축 박차
친환경 선박 대비 LNG 벙커링도 추진
국내 최대 액체화물 허브 항만인 울산항이 물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친환경 에너지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울산항 연간 물동량 약 2억t 중 80%가 액체화물이다. 연간 국내에서 사용되는 액체화물의 30% 이상이 울산항에서 처리된다. 석유화학, 중공업, 자동차 등을 기반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산업지원 항만으로 입지를 다져온 울산항이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에 따라 울산항만공사(UPA)의 주도하에 ‘친환경 에너지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울산 북신항에 수소 클러스터 지정·개발
풍력·태양광 등과 함께 대표적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거론되는 수소는 2019년 산업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시작으로 관련 사업이 발 빠르게 육성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울산항에서 추진 중인 수소사업이다.
정부는 범세계적인 탈탄소화 정책을 고려해 2030년까지 약 196만t, 2050년까지 약 2290만t의 해외 수소 수입을 목표로 한다. UPA는 늘어나는 수소 물량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해외에서 생산되는 그린수소(암모니아)를 국내로 수입·공급하는 수소기지 구축 사업을 울산 북신항에서 진행 중이다. 이 지역은 액체, 화학제품 부두 예정지였지만 에너지 수요의 변화를 감지한 UPA가 선제적으로 울산 북신항 3선석을 ‘수소 클러스터’로 지정해 개발하게 됐다.
이를 위한 사업이 ‘울산항 그린수소(암모니아) 물류허브 육성 사업’이다. UPA는 이 사업을 통해 해외 그린수소 수입 밸류체인(구매·운송·저장·유통·수요)을 구축하고 청정 수소·암모니아 수입 거점 항만으로서 입지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UPA는 총 사업비 약 850억 원을 투입해 2021년 1월부터 5만t급 1개 선석을 북신항 일대에 우선 구축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82% 정도로,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연말쯤 완공될 예정이다. 이어 배후부지는 2027년까지 매립을 완료하고, 2030년 이전에 수소터미널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UPA는 민간 투자 영역이었던 상부사업(탱크터미널)의 기획부터 투자자 유치, 합작법인 설립, 사업 개발 및 시행까지 주도적으로 나서 정부의 수소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하부시설만 구축해 임대하는 기존의 전통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항만공사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울산항 개발에 세계적인 에너지 추세, 정부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저탄소 에너지원 LNG 사업도 분주
기후변화가 심각해지자 선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는 고강도 환경규제인 ‘IMO 2050’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해운업계는 무탄소 전 중간 단계인 ‘브리지 연료’로 각광받는 LNG(액화천연가스)와 메탄올 추진 선박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를 겨냥한 ‘LNG 벙커링 사업’ 역시 울산항에서 추진 중이다. 벙커링이란 선박 운항에 필요한 연료를 넣는 것을 말한다. 총 사업비 1조 6000억 원이 투입되는 울산 북신항 에너지 허브 1단계에 LNG 도입·저장·공급이 원스톱으로 가능한 LNG 터미널이 건설되고 있으며, 여기에 LNG 벙커링 전용 부두가 만들어지고 있다.
UPA는 이를 기반으로 SK가스, 국내 해운사와 3자 합작법인을 설립해 동남권 거점 LNG 벙커링 기지 역할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김재균 UPA 사장은 “울산항의 물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예정”이라며 “울산항이 동북아 최대 친환경 에너지 허브 항만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친환경 에너지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만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