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차등 전기요금제, 부산 경제 살리는 신호탄 돼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법안 통과, 시행령·시행규칙 내용 관건
지역 여건 반영, 새 성장 동력 마련해야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이 최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마침내 법적 근거를 확보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부산 수영구 한 아파트 우편함에 꽂혀 있는 전기요금 등 관리비 고지서. 부산일보 DB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이 최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마침내 법적 근거를 확보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부산 수영구 한 아파트 우편함에 꽂혀 있는 전기요금 등 관리비 고지서. 부산일보 DB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이 최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마침내 법적 근거를 확보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별법 통과로 전국 최다의 원자력발전소를 끼고 있는 부울경 지역의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인하된다면 데이터센터, 반도체 기업 등 에너지 신산업의 유치·창출에 유리한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 이는 부산을 비롯한 지역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됨을 의미한다. 분명히 설레는 내용이지만, 아쉽게도 아직 이는 희망 사항이다. 특별법만 단지 본회의를 통과했을 뿐, 실제 현장에 적용될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전혀 윤곽조차 잡히지 않았다.

최초 법안 발의 후 2년 만에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의 의미가 매우 크기는 하지만, 아직 미완성으로 평가받는 것도 이런 연유에 기인한다. 지역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차등 전기요금제의 실효적인 내용은 모두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달려 있다. ‘공포 후 1년 시행’이라는 법안 규정과 시행령·시행규칙 마련을 고려하면 차등 요금제의 시행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그 사이 구체적인 차등 요금의 산정 방식과 범위, 대규모 전력 수요의 지역 분산을 위한 전력계통영향평가 등 핵심적인 제도 설계가 이뤄진다. 구체적인 내용이 이 과정에서 결정되는 셈이다. 지역으로서는 마지막 후속 절차 진행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부산을 비롯해 전력 생산시설이 집중된 지역에서 차등 요금제를 주장하는 논거는 이미 그 검증이 끝났다. 원거리 송전의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 전력 생산지역 주민의 고통 외에 전력 다소비 기업의 이전을 통한 지역균형발전 측면까지 차등 요금제의 도입 근거는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도 전력 최대 소비처인 수도권의 반대는 여전히 거세다. 전기료가 올라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데, 특히 수도권 정치인이 앞장서서 이를 부추긴다. 한마디로 지역의 고통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배은망덕의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참에 차등 요금제 도입을 통한 국가 전체적인 편익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확실하게 각인시켜야 한다.

차등 요금제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부산시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은 시행령과 시행규칙 마련에 지역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시와 지역 정치권이 힘을 합쳐 산업부의 후속 절차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아울러 시는 에너지 신산업의 밑그림과 함께 기업 유치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 선제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벌써 다른 지자체들의 유치 경쟁이 시작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법안이 통과됐다고 가만히 있을 때가 아니다. 차등 요금제가 부산 경제를 살리는 신호탄이 되려면 시가 한 발이라도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살릴 수 있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