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필름현상소, 부산 최초 애니메이션 콘텐츠 플랫폼으로 탈바꿈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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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화신칼라에 ‘애니랑 부산’ 개장
상영장 갖춘 어린이복합문화공간
4층 건물서 제작·교육 거점 역할

30일 오전 부산 동구에서 문을 연 부산 최초 애니메이션 콘텐츠 플랫폼 ‘애니랑 부산’에서 어린이들이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30일 오전 부산 동구에서 문을 연 부산 최초 애니메이션 콘텐츠 플랫폼 ‘애니랑 부산’에서 어린이들이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의 추억이 담긴 옛 필름현상소가 부산 최초의 애니메이션 콘텐츠 플랫폼으로 재탄생했다. 사진을 현상해 부산 전역으로 공급하던 추억의 장소가 이제는 부산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부산시는 30일 부산 동구 범일동 옛 화신칼라 1~2층에 부산 최초의 애니메이션 콘텐츠 플랫폼 ‘애니랑 부산’을 개장했다. 애니메이션 작품 상영부터 애니메이션 제작 교육, 부산 애니메이션 기업의 콘텐츠 전시와 판매까지 가능한 공간이다.


건물은 총 4층인데, 1층은 시가 부산 전역에 확대하는 어린이복합문화 공간 ‘들락날락’으로 만들었다. BNK금융그룹이 사회공헌사업으로 기부한 동화 250여 권 등 도서 1000여 권, 보드게임 13종 등이 비치돼 어린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세부적으로는 빈백소파에 앉거나 누워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상영관 ‘애니마루’와 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디지털 체험을 할 수 있는 ‘실감마루’, 보드게임·독서·디지털 학습이 가능한 ‘놀이마루’로 구성됐다. ‘애니마루’와 ‘실감마루’는 부산 기업이 제작한 콘텐츠를 상영해 지역 기업이 만든 콘텐츠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지역 기업은 이곳에서 애니메이션 콘텐츠 지식재산권(IP)를 다른 분야나 상품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2층은 애니메이션 제작 교육을 위한 교육실, 그래픽 관련 취업과 창업 컨설팅룸, 작품 전시와 회의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3~4층은 지역 애니메이션 기업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만년과장 김용식’ ‘외계인 찰리씨’ 같은 애니메이션을 만든 부산 기업 (주)코너스튜디오가 3층에 입주했다. 이곳은 시의 지산학 협력 브랜치 제62호로 지정돼 부산 애니메이션 인재 양성의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애니랑 부산’은 2021년 12월 행정안전부 ‘주민주도형 지역뉴딜 우수사업’ 공모에 ‘애니메이션 문화 및 산업 육성 플랫폼 구축 운영 사업’이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시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경상대학교, 부산사회적경제네트워크, 부산애니메이션협회와 함께 약 1년 6개월 동안 공간을 만들어 이날 문을 열었다.

사업비는 국비와 시비 각 5억 원, 총 10억 원이다. 앞으로 운영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맡는다. 운영 시간은 ‘들락날락’의 경우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오후 8시다. ‘들락날락’의 경우 별도 예약은 하지 않아도 된다. 2층 교육실과 컨설팅룸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에 운영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의 유일한 애니메이션 플랫폼인 애니랑 부산 1층에 꾸며진 어린이복합문화 공간 ‘들락날락’에서 많은 아이가 꿈을 키워나가길 바란다”며 “아울러 지역 인재가 애니메이션 전문가로 성장하고, 취업 및 창업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옛 화신칼라는 1980년대 말~1990년대 초반엔 부산을 대표하는 사진현상소로 인기가 높았다. 당시 화신칼라가 현상한 사진을 부산 전역 사진관으로 배달하기 위해 오토바이 100여 대가 동시에 화신칼라 건물에 모여들 정도였다. 그러나 이후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으로 필름 카메라 사용이 줄자 2021년 초 영업을 중단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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