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3·4호기 환경영향평가 공람 접근성 높여도 난해한 용어 ‘여전’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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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주민 공람 절차 마무리
홍보 강화로 조회수 등 증가
이해도 높일 방법 필요 지적도


지난 2020년 9월 태풍 마이삭 상륙을 앞둔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3·4호기 모습. 부산일보DB 지난 2020년 9월 태풍 마이삭 상륙을 앞둔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3·4호기 모습. 부산일보DB

고리2호기에 이어 고리3·4호기 수명연장(계속운전) 절차를 추진 중인 한수원이 약 40일간 이어진 방사선환경영향평가 주민 공람 절차를 마무리했다. 고리2호기 당시 공람률이 매우 낮아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한수원은 홈페이지에 파일을 게시하는 등 접근성을 강화했지만 여전히 일반인이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와 고리원전 반경 30km 이내 위치한 16개 지자체는 지난 4월부터 지난달 23일까지 ‘고리3·4호기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을 마치고 지난달 30일까지 주민 의견제출을 받았다. 부산, 울산, 양산 지역 16개 지자체는 제출된 의견을 취합해 오는 7일 한수원에 전달한다.

지난해 고리2호기 방사선환경영향평가 공람 당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열람한 주민은 전체 대상자 387만 9507명 중 0.02% 수준인 750명에 그쳐 공람 절차가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부산일보 2022년 10월 19일 자 5면 보도 등)을 받은 바 있다. 이와 함께 전문용어가 포함된 500쪽 넘는 분량의 환경영향평가서를 읽고 의견을 내는 일이 쉽지 않다는 비난도 일었다.

이에 한수원과 지자체는 고리3·4호기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공람장소를 76개소에서 206개소로 늘리고 홍보현수막 게시 등을 통해 접근성을 강화했다. 이에 고리3·4호기 공람 건수는 3300여 건(잠정 추정)으로 증가했다. 한수원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는 약 1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접근성이 강화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지만 여전히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의 내용을 일반인이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300여 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읽어야 하는데다 유효선량, 피부등가선량, 흡수선량 등 방사선 용어를 이해하고 의견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 등은 초안 공람에 앞서 전문가를 포함한 설명회 개최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수원 측은 고리3·4호기의 경우 공람장에 요약본, 설명자료도 함께 비치했다면서 주민 눈높이에 맞게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법으로 규정된 내용을 평가서에 포함하다 보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활용한 퀴즈 이벤트,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시민들이 최대한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서 “공람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해 개선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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