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동반 숙박, 고급화 전략으로 고객 사로잡았죠” [Up! 부산 스타트업] (주)페텔
[Up! 부산 스타트업] (주)페텔
전국 300개실 실시간 예약 가능
재방문율 71% 고객 만족도 높아
전용 어메니티 ‘웨거스’ 출시 예정
여행 추천까지 종합 플랫폼으로
반려동물 산업은 대표적으로 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은 1500만 가구로 추정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올해 4조 5786억 원에 이르고, 2027년에는 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동물 시장 자체가 커지는 상황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숙박에 특화한 부산 스타트업이 있다. (주)페텔은 반려동물 동반 숙박 플랫폼 ‘페텔’을 출시하고 반려동물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특급호텔 경험 더해 창업
페텔 임지훈(34) 대표와 하기용(33) 마케팅 이사는 부산의 한 특급호텔에서 일하던 호텔리어였다. 특급호텔에서 동료로 일했던 두 사람은 반려동물과 숙박하는 고객이 해마다 늘어나는 현상을 목격했다. 임 대표는 “2021년 당시만 해도 특급호텔에 반려동물과 함께 숙박하려면 홈페이지 안내가 없어서 전화로 예약해야 하고 반려동물과 숙박 시 되는 점과 안되는 점을 일일이 반려동물 주인이 확인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며 “또 숙박시설에 따라서는 강아지 크기나 5대 예방접종 여부를 따지는 곳도 많아서 반려인 입장에서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반려동물을 키웠던 경험이 있는 임 대표는 예전 애견펜션을 방문했을 때 불쾌했던 경험도 떠올렸다. 그는 “강아지와 동반 숙박을 하려면 선택지가 거의 애견펜션인데 시설이 낙후되고 강아지 냄새가 심한 곳이 많았다”면서 “실제로 전국에 현재 1200개 정도의 애견 동반 숙소가 있는데 80%가 애견펜션이어서 반려가정의 선택지만 늘려줘도 이 시장의 가능성이 크겠다고 봤다”고 전했다.
페텔은 2021년 12월 창업 이후 지난해 2월 말, 국내 최초 반려인 전문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퀄리티가 낮은 숙소는 입점시키지 않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창업 초기, 3개의 숙소로 출발했다.
■반려동물 입실 표준화 강점
페텔은 다른 반려동물 동반 숙박 플랫폼과 달리 반려동물 입실 기준을 표준화했다. 하 이사는 “이 시장을 분석해 보니 해운대만 해도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하다가 여름 성수기에는 안 된다든지 제약이 많았다”며 “강아지 무게부터 접종 여부까지 강아지 입실이 표준화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숙박주와 고객 모두 만족하는 플랫폼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숙박 플랫폼 연동 시스템과 연결하면 12만 개 숙소를 페텔 플랫폼에서도 예약할 수 있게 되지만, 페텔은 일부러 연동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았다.
임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고민했던 애견 숙박 시장의 퀄리티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단순히 숙박시설 수만 늘려봐야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퀄리티가 좋고 반려동물 동반 숙박이 가능한 숙소를 찾아서 직접 계약하고 그에 합당한 가격을 받는 고급화 전략으로 사업 모델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페텔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반려동물 동반이 안 되는 숙소를 가능하도록 만들어 고객의 선택지를 높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초기에 3개 숙소로 출발했지만, 전국을 돌아다니며 숙소를 확보한 끝에 1년여 만에 페텔에서 선택할 수 있는 숙소는 100여 개 업체의 300여 개실로 늘었다.
임 대표는 “무엇보다 페텔을 이용한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 1주일 내 재방문율이 71%이고 재구매율은 13%로 고객 충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제 낡고 냄새나는 애견펜션 대신 애견 동반 풀빌라부터 특급호텔까지 반려가정이 다양하게 숙소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동반 여행 AI 추천 목표
페텔은 가능성을 인정받아 올해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 플랜에이치벤처스 등으로부터 총 7억 원의 프리A(Pre-A) 시리즈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프리A는 창업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베타 서비스를 출시할 때 받는 투자 단계로, 페텔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페텔은 고객과 소통하며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도 속속 내놨다. 반려동물이 숙소에서 침구를 찢거나 집기를 깨뜨렸을 때 페텔과 고객이 반반씩 비용을 부담하는 ‘페텔커버’라는 보험 서비스다. 고객은 안심하고 숙박할 수 있고 숙박주도 환영하는 서비스가 됐다. 또 반려동물이 숙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집기나 장난감을 함께 제공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고객의 요청에 따라 반려동물 샴푸와 미스트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하 이사는 “반려동물 전용 어메니티를 요청하는 고객이 늘어나서 처음에는 애견용품 브랜드와 협업하다가 직접 제조에도 뛰어들게 됐다”며 “먼저 반려동물 샴푸와 미스트를 트래블 키트로 선보였고 ‘웨거스(Waggers)’라는 브랜드로 전용 어메니티를 출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을 고도화하기 위해 페텔은 새로운 사업에도 도전한다. 단순히 반려동물과 동반 가능한 숙소를 예약하는 것을 도와주는 데 그치지 않고, 숙소 주변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코스를 인공지능(AI)이 추천해 주는 모델이다. 임 대표는 “최종적으로는 반려동물 사진을 올리면 AI가 데이터를 수집해 동반할 수 있는 숙소를 추천하고 고객과 주변 소상공인이 모두 만족하는 모델을 구축하려 한다”며 “페텔이 직접 운영하는 제휴 숙소 역시 늘려나가 반려동물 숙박하면 페텔이 떠오르는 날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