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나경 전통음식연구소 대표 “유행하는 콘텐츠 관련 전통음식 보존하고 알리겠습니다”

강성할 선임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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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구에서 ‘아나랑’ 브랜드 운영
떡·다과·술·안주 등 30여 종 계승
“부산향토음식박물관 설립이 꿈”

“요즘 유행하는 콘텐츠와 관련해 전통음식을 보존하고 알리는 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산 향토 음식을 연구하고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역할을 하는 김나경전통음식연구소의 김나경 대표.

그는 “음식 자체가 훌륭한 문화 상품으로 개발되어야 한다”며 “동시에 중요한 것은 문화 콘텐츠적인 것으로도 개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 음식에는 시각적으로 훌륭한 요소가 아주 많다. 한국 음식에 쓰이는 재료들이 가진 자연스러운 색상은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한국의 미를 담고 있다”며 “음식 위에 얹어지는 고명 역시 훌륭한 문화 콘텐츠의 항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떡살이나 약과 틀은 그 아름다운 문양으로 이미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요리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늦깎이로 전통음식 요리계에 입문했다. 가정 주부였던 김 대표는 “수년 전 아버지 생신 때 우연히 맛 보았던 떡 케이크 한 조각이 요리 연구가에 대한 어릴 적 꿈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 있는 한국전통음식연구소를 무작정 찾아갔다. 한국 전통음식 요리의 고수인 윤숙자 교수를 스승으로 모시고 수년간 떡과 혼례음식 등을 배우며 대학 조리학과에 진학했다. 전문 조리인으로서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양식과 중식도 습득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각종 국제요리경연대회에서 기량을 인정받아 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 3차례와 문화관광부장관상 등을 받았다.

김 대표는 2010년 부산시에서 시행한 청년 창업 시행 사업 지원업체로 선정돼 부산 해운대구에서 ‘아나랑’(www.anarang.co.kr)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아나랑은 김 대표의 브랜드로 ‘아름다운 나의 사랑채’라는 단어의 줄임말이다.

“제가 전통음식을 배우고 39세 늦깎이에 사업을 하려고 하니 음식점보다는 전통음식을 알리고 계승할 수 있는 전통음식연구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떡과 다과, 술, 안주 등 30여 종의 아나랑 제품은 전통음식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힌 퓨전 요리이다. 가장 수요가 많은 상품은 떡으로 주로 기업체에서 고객 선물용으로 주문이 많다.

그의 손맛은 2010년 BNK금융그룹 60주년 신축 사옥 준공 기념 가래떡 선물 세트에서 높은 평가를 인정받았고, 대기업과 5성급 호텔에 떡과 한과 답례품 등을 납품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갔다. 전통음식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3년 전에는 한국예술문화명인 전통음식(향토 음식) 명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올해 외부 활동보다는 제자 육성에 힘쓸 계획이다. 다문화가정센터와 협력해 한식 교육과 한식 문화를 전승하는 데 주력하고 부산의 향토 음식 백년의 역사를 담은 〈부산 백년의 맛〉이라는 제목의 책 출간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2020년 동명대 관광경영 석사 과정에서 ‘부산 향토 음식의 관광 상품화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졸업 논문을 쓴 바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음식의 맛을 돋우는 어간장을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또 부산 향토 음식의 다양한 조리 방법과 식문화 스토리텔링 등을 기록할 ‘부산향토박물관’ 설립이라는 큰 꿈도 갖고 있다.

“일제 강점기의 부산 향토 음식과 한국전쟁 당시 실향민의 피란 음식, 국제시장·남포동의 길거리 음식 등 부산 음식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 건립돼야 합니다. 또 부산항으로 유입되는 다양한 어족 자원으로 만든 수산식품은 부산의 미래를 먹여 살릴 K-푸드입니다.”

김 대표는 아나랑을 한국 식문화의 대표적 콘텐츠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강성할 선임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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