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소비자 가격 또 오른다… 밀크플레이션 우려도 ‘솔솔’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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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당 193~291원 상승 예상
라면 물가 상승률 10%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1년 사이 13.1% 올랐다. 5일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고르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연합뉴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1년 사이 13.1% 올랐다. 5일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고르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연합뉴스

우유의 원료가 되는 원유 생산비가 지난해 많이 오르면서 올해 우유 소비자 가격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달 라면의 물가 상승률까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해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농식품부는 5일 “생산비는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데 지난해 사료비 인상과 부산물 수입감소로 전년보다 115.76원(13.7%)오른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부터는 원유가격 결정이 새로운 제도의 적용을 받게 되면서 종전에 비해 원유가격 인상 폭이 완화된다는 설명이다. 과거 생산비 연동제에서는 L당 원유가격이 104~127원이 올라야 하지만 올해는 협상 범위가 69~104원 사이라는 것이다. 이를 놓고 오는 9일부터 낙농진흥회는 협상 소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원유가격을 얼마나 올릴지 협상에 들어간다.

농식품부는 “협상 소위원회가 조정한 원유가격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8월 1일부터 적용된다”며 “각 유업체는 원유가격을 개별적으로 정할 수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낙농진흥회가 결정한 가격을 따른다”고 말했다.

과거 통상적으로 원유가격을 100원을 올리면 소비자가격은 2.7~2.8배 더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원유가격 협상범위가 69~104원 사이인점을 고려하면 2.8배를 적용할 경우, 소비자 가격은 193~291원이 상승한다. 가뜩이나 소비자는 우유가격이 비싸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올해 또 다시 큰폭의 우유가격 인상이 단행되면 우유 소비를 더욱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이른바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우유는 유가공품, 아이스크림, 빵·과자류, 음료류 등에 다양하게 쓰이면서 이들 제품의 가격도 줄줄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우유가격 인상이 가공식품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한다. 지난해 10월 우유가격이 180원 올랐을 때 주요 커피전문점의 라떼 가격 인상요인은 잔당 53~56원 수준이라는 것. 아울러 상당수 외식업체는 이미 저렴한 수입산 멸균유를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지난해 동월보다 13.1%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2월(14.3%) 이후 14년 3개월 만에 최고다. 라면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5%에서 10월 11.7%로 껑충 오른 뒤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10% 선을 넘었다.

라면 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는 것은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올랐기 때문이다. 농심이 지난해 9월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한 데 이어 팔도, 오뚜기는 바로 다음 달 제품 가격을 9.8%, 11.0% 각각 인상했고, 삼양식품이 마지막으로 11월 라면 가격을 평균 9.7% 올렸다.

먹거리 중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라면만이 아니다. 지표 격인 세부 품목 112개 중 31개가 물가 상승률이 10%를 웃돌았다. 잼이 35.5%로 가장 높고 치즈(21.9%), 어묵(19.7%), 피자(12.2%) 등도 높은 편이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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