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혁신기구 수장에 친명 인사… 비명계 “즉각 철회를”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임명
2019년 ‘이재명 지키기’ 참여
이 대표 “혁신안 전폭 수용할 것”
홍영표 “편향 인물… 당에 리스크”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수장으로 외부 인사인 사단법인 다른백년 이래경(사진) 명예이사장이 임명됐다. ‘친명(친이재명)’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 이사장이 혁신기구를 이끌게 되자 비명계에선 “철회하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이사장이 과거 SNS를 통해 ‘천안함 자폭’ 등의 주장을 편 일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이 이사장을 데려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새로운 혁신기구의 명칭과 역할 등은 혁신기구에 전적으로 맡기겠다”면서 “지도부는 혁신기구가 마련하는 혁신안을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부를 나와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발기인으로 참여해 초대 상임위원을 맡았다. 그는 1984년 신원엔지니어링을 창업해 대표를 맡았고, 1988년 독일 호이트사와 합작해 호이트 코리아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5년 퇴임했다. 이 이사장은 한반도재단 이사와 운영위원장, 사단법인 일촌공동체 명예회장,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김근태계 인사로 분류되는 이 이사장은 2014년에는 안철수 의원이 주도한 새정치연합 창당에 참여했다. 2019년에는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친형 강제 진단 사건 관련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 구성 제안에도 참여했다. 이 이사장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2월에는 재야 지식인들과 함께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에 참여했다.
혁신기구 수장으로 친명 성향의 인사가 임명되자 비명계는 즉각 반발했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위원장 내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홍 의원은 '이 이사장은 지나치게 편중되고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주장 등으로 논란이 됐던 인물로 혁신위원장으로 부적절하다'면서 '오히려 혁신 동력을 떨어뜨리고 당내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다른 의원들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중립 성향의 한 의원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이 대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이사장이 과거 SNS에서 ‘자폭된 천안함 사건은 조작됐다’ ‘푸틴은 전쟁 범죄자가 아니다’ 등의 주장을 한 사실도 논란이 됐다. 이 이사장은 지난 2월 SNS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 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중국의 기상측정용 비행기구를 마치 외계인 침공처럼 엄청난 ‘국가 위협’으로 과장해 연일 대서특필하고, 골빈 한국 언론은 이를 받아쓰기에 바쁘다'고 쓴 바 있다. 이 이사장의 주장이 논란이 되자 이 대표는 “그 점까지는 저희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