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미국으로… 한국 수출시장 1위 바뀌나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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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중국 경기 회복 더뎌
중간재 수출까지 줄어 지각변동
대미 수출 월 90억 달러 수준
부진한 중국 턱밑까지 추격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항 신항 전경. 부산일보DB

한·중 수교 이후 20년 가까이 한국의 수출 시장 '부동의 1위'였던 중국의 입지가 미국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대(對)미국 수출액이 대중국 수출액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올해 1분기(1∼3월)에는 미국이 무역수지 최대 흑자국으로 올라선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 기간 한국이 중국에 반도체 등 중간재를 팔아 경제성장 효과를 함께 누리던 성장 모델이 수명을 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간재 수출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가시화한 모습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대중국 수출액은 49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84억 달러) 대비 27.3% 감소했다.

월별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 1월 92억 600만 달러를 기록해 2020년 1월 이후 3년 만에 100억 달러선이 무너졌다. 이후 지난 2월 98억 8300만 달러, 3월 104억 7000만 달러, 4월 95억 1700만 달러, 5월 106억 2400만 달러 등 100억 달러 안팎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중국 수출 마이너스 행진은 지난해 6월부터 1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의 월별 무역수지는 최근 1년 중 지난해 9월 6억 6000만 달러의 '반짝 흑자' 기록을 제외하면 모두 적자였다. 특히 최근 1년간 중국과의 월별 무역수지를 보면 올해 1월(-39억 3000만 달러), 3월(-27억 2000만 달러), 4월(-22억 7000만 달러) 순으로 적자 폭이 컸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25.3%에서 지난해 22.8%, 올해 1∼3월 19.5%로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주요 품목별 대중국 수출 성적표(전년 동기 대비)는 반도체 -44.6%, 석유제품 -20.6%, 석유화학 -26.2%, 철강 -23.9%, 자동차 부품 -34.0%, 디스플레이 -52.8%, 이차전지 -38.7% 등으로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중국 수출이 흔들리는 사이 주목할 부분은 대미국 수출이다.

무협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1분기 미국을 상대로 72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이 한국의 1위 무역흑자국에 오른 것이다. 이어 베트남(57억 달러), 홍콩(41억 달러), 인도(28억 달러), 튀르키예(21억 달러) 순으로 이어졌다.

대미국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30.5%), 석유화학(24.7%), 철강(26.6%), 자동차부품(16.2%), 이차전지(50.0%), 플라스틱제품(15.9%) 등 총 7개에서 수출액 증가세를 보였다.

대미국 수출은 올해 1월 80억 5900만 달러, 2월 89억 9600만 달러, 3월 97억 7800만 달러, 4월 91억 8400만 달러, 5월 94억 7900만 달러 등 최근 1년간 매달 90억 달러 안팎을 유지하며 전체 무역수지 적자 흐름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1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진 대중국 수출액을 거의 따라잡았다.

실제로 지난 4월 대미국 수출액은 91억 8400만 달러로, 중국(95억 1700만 달러)과 불과 3억 3000만 달러 차이였다.

이 같은 수출 시장 내 변화는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중국의 내수 위축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데다,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가 향상된 현실과 맞물려 있다.

중국 중간재 수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미국, 인도, 호주 등의 비중은 확대하고 있다.

올 1분기 대중국 중간재 수출은 29.6% 감소해 전체 중간재 수출 감소 흐름을 주도했지만, 대미국 중간재 수출 비중은 13.6%를 기록해 2021년(11.9%)보다 1.7%포인트(P) 상승했다. 2021년 대비 인도(2.9%→3.7%), 호주(1.3%→2.7%) 등 비중도 늘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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