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엄정화 “인생 캐릭터 정숙이 잘돼서 좋아…좀 더 꿈꿀 수 있게 됐어요”
시청률 18.5%로 종영 큰 인기
대학 축제서 캐릭터 이름 불려
예능으로도 시청자·팬과 만나
내년 안에 앨범 낼 수 있을 듯
“세상 모든 차정숙 용기 냈으면”
“세상의 모든 차정숙이 용기를 냈으면 좋겠어요.”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으로 대중을 만난 배우 엄정화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20년 만에 다시 의사 가운을 입은 ‘차정숙’을 맡아 캐릭터의 희로애락을 잘 그려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엄정화는 “차정숙은 저의 인생 캐릭터”라며 “저에게도 잊히지 않을 의미 있는 드라마”라고 밝혔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 18.5%로 종영하며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주인공 차정숙의 개인으로서 성장은 물론 그를 둘러싼 가족, 친구 이야기가 적절하게 잘 버무려진 덕분이다. 차정숙의 ‘기분 좋은’ 에너지도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매력 요소로 다가왔다. 엄정화는 “다들 너무 반갑게 인사해 준다”며 “마트에 가도 그렇고, 경비원도 하트를 날려준다”고 웃었다. 그는 “대학 축제에 갔을 땐 대학생들이 나를 ‘차정숙’으로 불러주더라”며 “드라마를 하면서 캐릭터 이름으로 불린 게 처음이라 너무 큰 의미가 있고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차정숙을 보면서 힘을 얻었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어요. 대중에게 그런 영향을 줄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엄정화도 ‘차정숙’과 함께 하면서 의미 있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정숙이가 삶을 대하는 자세를 좋아한다”며 “벽에 부딪히거나 힘이 들 때 숨기보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자신만의 것을 찾으려고 하는 인물”이라고 했다. 엄정화는 “사람을 위해 마음과 시간을 쓰는 게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는 걸 느꼈다”면서 “정숙이의 따뜻한 마음과 그 마음을 표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숙이를 만나서 너무 행복해요. 이 작품을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뭔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내게 좀 더 집중하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하면서 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눈앞의 것이 다인 것처럼 울고 웃고 해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게 소용이 없고요.”
엄정화는 1993년 1집 타이틀곡 ‘눈동자’가 OST로 실린 영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주연으로 데뷔했다. 올해로 연예계 데뷔 30주년이다. 히트곡을 여럿 낸 가수로서 그리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배우로서 자신만의 길을 계속해서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tvN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좀 더 친근하게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가수 김완선과 이효리, 보아, 화사와 함께 전국투어 공연을 하며 팬들과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엄정화는 “몇 년 전부터 앨범을 준비했는데 올해 안이나 내년에는 앨범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엄정화는 “요즘 행복지수는 99%”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나이가 들 때 불안하고 두려움에 떨면서 지내기도 했는데 지금은 스스로를 응원한다”고 했다. 엄정화는 “아무래도 나이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작품이 덜 들어오거나 하는 건 있다”면서도 “그래도 ‘난 내 나이가 자랑스러워’라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꿈꾸기에 적당한 나이가 어디 있겠어요. 나이가 주는 부담감은 내가 만든 게 아니라 옛날 사람들이 정해 놓은 거잖아요. 정숙이가 잘돼서, 드라마가잘 돼서 너무 좋아요. 좀 더 꿈꿀 수 있게 됐으니까요.(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