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검사 받은 정유정, 정상 범주 넘었다(종합)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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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진단 분석 결과 검찰 제출
40점 만점…25점이 변별기준점
기준보다 낮고 정상보다 높은 듯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이 지난 2일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부산일보DB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이 지난 2일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에서 과외 앱을 통해 알게 된 20대 또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의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 장애) 진단 검사 수치가 정상인의 범주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정유정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실시해 검사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정 씨의 검사 결과가 정상인 범주에 들지 않는 것으로 보고, 7일 종합적 판단을 거쳐 검찰에 결과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정유정이 범행을 자백했음에도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수사를 보강하는 차원에서 검사를 실시했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총 20개 문항 40점 만점으로,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이 사이코패스 변별기준점이 된다. 일반인은 15점 안팎의 점수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20명을 살해한 유영철은 이 검사에서 만점에 가까운 38점을 받았고 성폭행범 조두순은 29점, 연쇄살인범 강호순은 27점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이코패스 진단은 검사 점수와 과거 행적, 성장 과정,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과거 범법행위 등 자료와 프로파일러 면접 결과를 근거로 임상 전문가가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지난 2일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정유정의 구속 기한이 끝나는 오는 11일까지 수사를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구속 기한을 연장할 계획이다. 정유정은 검거 직후 범행 사실을 부인하거나, 수차례 범행 동기와 관련한 진술을 바꾸기도 했다.

전문가는 정유정이 사이코패스 기질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범행 이후 평정심을 유지하는 등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학부모라고 자신을 속이는 등 고도화된 거짓말 등이 사이코패스 기질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자기 중심적이고 후회나 죄의식이 결여돼있기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나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나름대로 범죄 드라마 등을 접하며 따라하려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증거를 흘리는 등 행동 제어가 서투르거나 충동적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또 오 교수는 “경찰에서 ‘정상인 범주에 들지 않는다’고 표현한 것은 통상 사이코패스를 판가름하는 기준 점수를 넘지 않았으나 정상인 수치보다는 높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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