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2030년 100조원 시대 연다…美대비 기술수준 85%로↑
정부, ‘4차 생명공학육성 기본계획’ 확정…"7년내 글로벌 신약 4건 개발"
디지털치료기기 15개 제품화·국가바이오파운드리 내년 건설 착수
정부가 2030년까지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 규모를 2020년(43조 원)의 2배가 넘는 100조 원 규모로 성장시키는 한편, 바이오 분야 기술 수준도 최고 선도국인 미국 대비 2020년 77.9%에서 2030년 85%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바이오 기술이 고령화, 감염병, 기후위기 등 글로벌 난제를 푸는 핵심기술로 부각되면서 세계 각국이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는 대전환 시기에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으로 선제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회의실에서 제39회 생명공학종합정책심의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 생명공학육성 기본계획(2023~2032)’을 확정했다. 기본계획은 생명공학육성법에 따라 과기정통부가 주관해 15개 부처·청이 공동으로 10년 단위로 수립하는 생명공학 분야 최상위 법정 계획이다.
우선, 바이오 혁신과 관련해서는 2032년까지 디지털 치료기기 15개를 제품화하고, 2030년까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당뇨병, 뇌전증 등 7개 난치·희소 질환 치료에 사용될 전자약 핵심기술을 개발한다. 아울러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지원을 통해 2032년까지 10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등 바이오에 디지털 기술 접목을 촉진한다.
신약개발 플랫폼으로는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플랫폼 K-MELODY를 구축하고, 첨단 디지털 기반 항체 3차원 단백질 구조예측 및 설계 플랫폼,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휴먼 디지털트윈과 인공장기(오가노이드) 등 차세대 가상 연구·실험 플랫폼도 구축한다. DNA 합성·편집 등 합성생물학은 2030년까지 연구개발 속도를 5배 향상하고, 핵심기술 수준을 미국 대비 90% 수준으로 올릴 방침이다.
바이오 제조 기술 혁신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중인 국가공공 바이오파운드리 건설 사업은 내년에 착공해 2028년 완공하고, 이후 농식품·해양 등 분야별로도 특화할 계획이다.
한국인 100만 명 대상 유전체 및 임상데이터와 10대 암 임상 정보, 식물·해양동물 등 생명 유전자원 데이터도 구축하는 등 바이오 전 분야 연구데이터를 통합 수집·관리·공유하는 플랫폼도 구축한다.
또한 2030년까지 글로벌 신약 4건을 개발해 미국과 유럽 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게 하고, 노화 빅데이터를 활용해 한국인 노화 생체시계를 개발하며, mRNA 백신 등 감염병 대응 6대 분야 핵심기술을 자립화할 계획이다. 치매 발병도 5년 늦출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종자, 동물용의약품, 미생물, 곤충, 천연물, 식품 등 그린바이오 6대 거점과 해양바이오 권역별 거점도 구축한다.
또 탄소중립 등 지속 가능한 경제를 목표로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바이오 디젤·수소 등 액체연료를 개발해 석유 중심 생산을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동물 단백질 대체식품과 메디푸드를 개발하고, 고품질 신품종 육성도 지원해 식량 주권을 확보하기로 했다.
창업 초기 기업들이 병원·연구기관의 우수한 연구 장비와 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바이오 코어 퍼실러티'를 2028년까지 구축하고, 바이오소재 국산화와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치) 기업 육성도 촉진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바이오 기술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명확한 비전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며 "디지털 바이오 육성, 바이오 제조 혁신, 첨단 뇌 연구 촉진 등 과제를 잘 완수해 바이오 대전환기를 선도할 수 있도록 지속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