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이들이 오고 싶어 하는 공원으로 확 바꿔 가겠습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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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탁곤 부산어린이대공원사업소 소장

겨울 산타마을 조성 인공 눈 이벤트
환경단체와 협업 숲 체험 활동 시작
야외 ‘한여름 밤의 영화제’ 준비도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부산어린이대공원이 변신 중이다. 지난 겨울에는 산타 마을이 들어섰고, 올해는 대형 토끼 풍선도 등장했다. 지난해 7월 부임한 부산시설공단 부산어린이대공원사업소 이탁곤 소장의 손끝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토목공학 전공자인 이 소장은 부산시설공단에 토목직으로 입사했다. 도로나 교량 위주의 업무를 맡아오다 공원 업무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엔 낯선 느낌도 받았지만, 이내 생각을 달리했다.

“토목이 곧 흙과 나무이지 않습니까. 흙과 나무가 있는 공원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게 또 새로운 인연이라 생각했죠.”

부산 시민 누구에게나 그렇듯, 부산어린이대공원은 이 소장에게도 추억이 깃든 장소다. 어릴 적 부모와 가족 나들이로, 학창 시절 친구들과 소풍으로, 아내와 연애 시절 데이트를 하러 왔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부산어린이대공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아이들보다는 장년·노년층이 주로 찾는 공원이 된 상태이다. 과거에 있던 놀이동산이 없어지면서 아이들 발길이 줄어들었고, 3년 전 더파크 동물원까지 문을 닫으면서 더욱 아이들 보기가 힘든 공원이 됐다.

“부임한 지 사흘 만에 아이를 처음으로 봤어요. 그만큼 아이들을 보기 힘든 공원이었죠. 부산어린이대공원을 아이들이 오고 싶어 하는 곳으로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소장은 ‘사계절 내내 온 가족이 함께 찾고 싶은 공원’을 목표로 직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지난 겨울 공원 입구에 ‘블링블링 산타마을’을 만들었다. 겨울철에 딱히 볼거리가 없던 부산어린이대공원이 빛으로 반짝였다. 그는 “매시간 인공 눈을 뿌렸는데, 부산이 눈을 보기 힘든 도시라 그런지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힘들게 준비한 시간을 보상받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에는 숲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지난달에는 한 달 동안 공원 내에서 쓰레기를 주워 오면 화분을 나눠주는 ‘쓰담’ 캠페인도 진행했다. 이 캠페인에는 시민들이 직접 주워 온 쓰레기가 1t 마대 3자루가 넘을 정도로 참여율이 높았다.

올여름에는 또 새로운 행사를 준비 중이다. 영화의전당과 협업으로 야외에 스크린을 설치해 영화를 상영하는 ‘한여름 밤의 영화제’이다. 지역 주민뿐 아니라 시민들이 자연 속에서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매년 여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물놀이장도 활짝 열어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할 예정이다.

이 소장은 부산어린이대공원이 ‘한 번도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는’ 공원이라고 말한다. 또 곳곳이 새 단장을 한 만큼, 더욱 그럴 것이라 기대한다. 이 소장은 “시민 여러분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다. 시민들이 즐기고 추억할 수 있는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으니 부산어린이대공원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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