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우리 시대 독서가 12명의 책과 삶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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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호의 서재 탐험/김언호

김언호의 서재 탐험 김언호의 서재 탐험

“나에게 서재란, 내 영화의 원천이다. 독서란 내 영화의 자양분이며, 문학은 내 영화를 만드는 힘이다. 좋은 책에 관해 이야기하고 알리는 일이 영화를 잘 찍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

세계를 누비는 박찬욱 감독에게 그가 머무는 공간이면 다 서재가 된다. 서점, 카페, 비행기, 호텔, 지하철이 그의 독서 공간이 된다. 그는 ‘내 인생의 책’ 전시회를 열 정도로 책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박찬욱 감독은 이문구의 <관촌수필>을 한 권의 책으로 꼽는다. 박 감독은 이 작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이렇게 조탁해서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이런 아름다운 예술이 우리에게 있다고 자부합니다. 영화로 만들지 않고 그냥 보존하고 싶습니다.”

<김언호의 서재 탐험>은 박찬욱 감독, 장석주 시인, 박원규 서예가, 유시민 작가 등 우리 시대 독서가 12명과 책과 독서를 담론한 책이다. 독서가들의 오늘을 있게 한 책에 관한 이야기, 책의 힘을 환기하고 독서와 삶에 대해 이야기를 펼친다.

장석주 시인은 책의 내면을 탐험하면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경우이다. 책 읽기에 몰두하다가 그는 대학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책 읽기는 그의 삶의 대안이었고, 사유의 모든 것이었다. 책 읽기로 시인, 평론가, 저술가가 되었다. 그의 인생 최초의 철학책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였다. 니체의 철학은 벼락처럼 그의 머리에 꽂혔다. 그는 “니체의 책들이 건네주는 황홀과 도취 속에서 부정의 정신에서 긍정의 정신으로 돌아섰다”며 “더는 삶을 버거워하며 우울감에 빠지거나 주눅 들지 않았다”고 말한다. 김언호 지음/한길사/288쪽/2만 2000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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