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방산 잭팟’ 벌써 6000억 입금
지난해 양국 ‘20조 원어치 계약’ 협정
전차 등 누적 수출액 5억 달러 육박
한국 무역 흑자국 5위로 폴란드 급부상
폴란드가 작년 한국에서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최대 20조 원대로 추산되는 무기류를 사들이기로 결정하고 나서 최근까지 '전차 수출 대금'으로만 약 6000억 원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주력 상품인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15개월째 무역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폴란드 '방산 잭팟'이 가시적 수출 증대 효과로 나타나기 시작해 가뭄 속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11일 한국무역협회 무역 통계에 따르면 한국이 폴란드에 수출한 '전차와 그 밖의 장갑차량' 규모는 올해 1~4월 2억 5500만 달러로, 작년 한 해 대(對)폴란드 관련 수출액(2억 100만 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작년부터 올해 4월까지 누적 수출 규모가 4억 5600만 달러, 한화로 약 6000억 원에 달한 것이다.
폴란드의 신속한 인도 요청으로 계약 4개월 만인 지난해 12월에 초도 물량인 K2 전차 10대와 K-9 자주포 24문이 현지에 우선 인도된 것으로 공개가 된 상태다.
앞서 작년 7월 폴란드 정부는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대, 천무 다연장 로켓 288문 등의 무기를 한국에서 사들이는 기본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업계는 폴란드가 발표한 거래 규모가 148억 달러(약 19조 500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향후 10여년간 관련 제품 수출액까지 모두 합치면 최종적으로는 30조 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전차' 항목 수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1∼4월 전체 대폴란드 수출액은 30억 9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34.5% 늘었다. 1∼4월 한국은 폴란드와 무역에서 27억 1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폴란드는 올해 미국(108억 5000만 달러), 베트남(76억 달러), 홍콩(53억 4000만 달러), 인도(36억 7000만 달러)에 이어 우리나라의 5대 무역 흑자국으로 급부상했다.
향후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무기 공급이 본격화함에 따라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관련 기업의 방산 부문 매출이 확대되고 한국의 대폴란드 수출 규모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작년 10대에 올해 18대, 2024년 56대, 2025년 96대 등 총 180대의 K2 전차 1차 계약분 출고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나서 올해 하반기 820대 2차 계약이 추가로 타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K-9은 작년 말 첫 인도분 24문 외에도 2023년 24대, 2024년 82대, 2025년 82대가 순차적으로 폴란드로 수출될 예정이다. 올해 말에는 2차 계약이 예정돼 있다.
지상 무기에 이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하는 경공격기 FA-50의 폴란드 인도도 시작된다. 폴란드 수출형 경공격기인 FA-50GF는 오는 7월까지 비행시험을 거쳐 8월부터 올해 말까지 총 12대가 우선 납품된다. 폴란드와 계약한 48대 중 나머지 36대는 현존 최고 사양의 FA-50 성능 개량 버전인 FA-50PL(Poland) 형상으로 2025년 하반기부터 2028년까지 납품할 계획이다.
한편, 코트라(KOTRA) 방산물자교역지원센터(KODITS)에 따르면 체코 국방부는 전력 보강을 위해 2027∼2030년 신형 전차 50∼70여대를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후보 모델로 한국의 K2 흑표 전차와 독일 신형 레오파르트 2A7+, 미국의 에이브럼스 등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