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원 라면·200원 ‘아아’… 고물가에 초저가 상품 뜬다
이마트 개당 396 원 라면 인기
편의점도 가성비 상품 잇단 출시
다른 상품 구매 미끼 역할 톡톡
물티슈·생수 등 다양한 품목 확대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하며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초저가 자체브랜드(PB) 제품이 큰 인기다. 300원대 라면이 나오는가 하면 막걸리도 1000원에 판매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생활용품부터 식품까지 PB 상품을 확장해 물가와 고객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유통가, 초저가 라면 전쟁
11일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 ‘라면한그릇’은 지난해 100만 개가 판매됐고, 올해는 지난 4월까지 4개월간 65만 개가 팔렸다. 이마트의 올해 1분기 일반 봉지라면의 매출신장률은 8.9%였지만, PB 봉지라면은 37.8%를 기록했다. 라면한그릇 가격은 1입 기준 396원으로, 구수하고 깊은 소고기 맛이 나며 살짝 매운맛이 감도는 국물 라면이다. 기존 라면과 달리 분말수프와 건더기 수프를 혼합해 1개로 만들어 제조원가를 절감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말 1봉에 500원짜리 ‘이춘삼짜장라면’을 출시했다. 이춘삼은 ‘이것이 리얼 춘장 39.6%’이라는 의미로 춘장을 듬뿍 담았다. 별도의 건더기 수프 없이 면과 액상 수프만으로 구성했고, 마케팅이나 판촉 활동 대신 매장마다 상품을 가득 진열해 고객에게 노출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했다.
CU는 2021년 4월 초저가 라면인 ‘라면득템’을 선보였다. 라면특템은 1개당 가격이 380원으로 오로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집중한 상품이다. 기존 편의점 봉지라면 평균가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마트24에서는 ‘아임e 얼큰e라면’, ‘아임e 진한e짜장’이 인기다. 특히 얼큰e라면은 출시 이후 5년 연속 판매 상위 5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얼큰e라면의 가격은 550원으로, 팔도와 협업해 만들었다. 진한e짜장은 840원으로 볶음 양파 분말, 볶음 양파 조미유 등을 포함해 짜장 소스의 깊은 맛과 풍미를 살렸다.
■다양한 품목에서 초저가 상품으로
PB 상품이 인기를 끌자, 최근 편의점들은 다양한 상품에 대해 초저가 PB 행사를 진행한다. CU는 2000원에 판매하던 아이스아메리카노(500ml)를 지난달 한 달간 200원에 판매했다. CU는 중소 업체와 협업해 1000원짜리 ‘서민 막걸리’, 400원짜리 아이스크림도 선보였다. 초저가 상품은 편의점과 통신사, 카드사가 각각 할인 비용을 분담하는 형태다. 편의점에서는 중간 이윤 없거나 적은 초저가 행사 상품에 수억 원대 비용을 쓰게 되지만 이들은 고객 발길을 이끄는 ‘미끼상품’ 역할을 한다.
실제 행사 상품을 구매한 고객은 음료나 주류 등 다른 상품을 함께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바구니 물가와 연관이 깊은 대형마트도 PB 상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대형마트는 생활과 밀접한 품목을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애 가성비 있는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품목은 물티슈와 휴지, 생수 등부터 시작해 우유와 콩나물 등 지속해 품목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마트 대표 PB인 노브랜드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노브랜드는 상품의 본질적인 기능과 상관없는 비용을 줄여 거품 뺀 가격에 상품을 제공한다. 해외 직소싱한 닭꼬치, 부산우유 원유 재고를 활용해 만든 우유 등이 인기다. 홈플러스는 PB ‘홈플러스 시그니처’를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로 앞으로도 실속 소비 트렌드가 계속될 것으로 초저가 상품은 점점 품목을 확대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