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경 사태로 책임론 공방 거세
새 혁신위원장 카드 동력 불투명
정청래 상임위원장 논란도 도마에
윤관석·이성만 체포동의안도 표결
찬성표 따라 계파 갈등 커질 수도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이래경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하는 의원총회에서 친명계와 비명계가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확대간부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래경 사태’ 수습을 방안을 논의한다. 혁신위원장 임명을 둘러싼 갈등으로 ‘심리적 분당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 민주당에선 특히 비명(비이재명)계에서 이재명 대표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해왔다. 이번 의총에서 친명계와 비명계가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 새 혁신위원장 후보로는 우상호, 이탄희, 홍익표 등 현역 의원을 비롯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이해찬 전 대표, 추미애 전 대표, 원혜영 전 의원, 김해영 전 의원, 이철희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외부인사로는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과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있다.

‘이래경 사태’ 책임론에 몰린 이 대표가 새 혁신위원장을 가능한 빠르게 임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12일 의총에서 비명계의 ‘책임론 공세’를 피하기 위해 이 대표가 의총 전에 새 혁신위원장을 ‘깜짝 임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친명’ 성향 인사로 분류돼 논란을 일으킨 사실을 감안하면 계파색이 약한 외부 인사가 유력하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이래경 사태로 혁신 동력이 크게 상실돼 새 혁신위원장 카드가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계파마다 요구하는 혁신 방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비명계에선 이 대표 사퇴 가능성에 대비해 새 지도부 구성의 ‘디딤돌’ 역할을 할 혁신위를 요구한다. 반면 친명계에선 ‘이재명 체제’를 강화할 혁신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혁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홍익표 의원은 지난 9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어떤 혁신을 하고, 무엇를 바꿔야 하며, 어떤 권한을 줄 건지가 결정이 돼야 혁신위원장을 찾을 수 있는데 그런 내용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나 김해영 전 의원 등 ‘비명’ 성향이 분명한 인물을 혁신위원장으로 내세우지 않는다면 당내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의총에서는 ‘정청래 사태’로 불리는 국회 상임위원장 교체 갈등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상임위 6곳(교육·행정안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보건복지·환경노동·예산결산특별) 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본회의 표결 직전 긴급히 보류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이 ‘관례’를 깨고 최고위원직을 유지하면서 상임위원장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잡음이 이어졌다. 원내지도부는 정 최고위원이 상임위원장을 맡는 데 부정적이지만 정 최고위원은 자신이 상임위원장에서 물러나면 이재명 지도부가 타격받는다는 주장을 펴며 이 대표 강성 지지층에게 호소했다. 당내에선 강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고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달나라 논리”라고 비난했다. 원내 지도부가 12일 의총에서 교통정리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 최고위원 반발이 계속될 경우 파열음이 커질 전망이다.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되는 윤관석, 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도 민주당 계파 갈등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두 의원은 탈당해서 현재 무소속이며 민주당은 체포동의안에 대해 당론 없이 ‘자유 투표’에 맡길 예정이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