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바로 가나 했더니… 개찰구 없는 오시리아역 육교
8월 테마파크 연결 육교 준공
도시공사-철도공단 협의 미비
육교용 개찰구 없어 1층 거쳐야
60억 원 쓰고도 반쪽짜리 개통
동해남부선 오시리아역 승강장에서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스카이라인 루지 등 테마파크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공사가 당초 오는 8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개찰구 관련 설비가 준비되지 않아 내년에나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관계기관 간 협조가 원활하지 못했던 탓이다.
12일 부산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테마파크 방문객들의 보행 편의와 안전을 위해 설치 중인 동해남부선 오시리아역과 테마파크를 잇는 보행육교 역사 연결 구간 57.6m를 8월 준공한다. 부산도시공사는 지난해 8월 동부산관광로 9차선을 가로지르는 보행육교의 도로횡단 구간 63.6m 먼저 개통했었다.
현재 이 구간은 기초, 교각 등 하부 구조물 공사는 완료 단계이며, 본격적인 역사 연결을 위한 역사 개조 공사를 추진 중이다. 공사는 시설물 안전 점과 승강기 시운전 등을 거쳐 올해 8월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구조상으로는 동해남부선을 내린 다음 1층으로 내려갈 필요 없이 2층에서 테마파크로 연결되는 육교로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8월 준공 후에도 개찰구 관련 설비 공사가 완료되지 않아 1층 개찰구로 빠져나와 다시 육교로 올라가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는 관계기관 간의 협의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2층에서 육교로 연결되는 개찰구 설치를 위해선 부산도시공사, 국가철도공단, 국토교통부 등이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 협의는 지난해 10월 시작이 됐음에도 각 기관의 내부 사정 등으로 인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공사 속도와 행정 처리 속도가 어긋나며 부산도시공사는 60억 원이 넘는 공사비를 쓰고도 반쪽짜리 개통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협의를 마무리하고 개찰구 설치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에야 완전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시리아관광단지는 약 336만㎡ 규모(100만 평)의 대규모 관광단지라 ‘라스트 마일’이 관광객들의 불편을 겪는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목적지 근처 정류장까지 가는 거리가 퍼스트 마일, 정류장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1마일(1.6km) 정도의 짧은 거리를 라스트 마일이라 부른다. 오시리아관광단지에서 지금까지 라스트 마일을 책임지는 수단은 사실상 도보밖에 없었다. 이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불편하다는 불만이 많았다.
부산도시공사가 대중교통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퍼스널 모빌리티(PM)도 도입 등도 고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라스트 마일의 불편을 줄일 수 있는 공사의 완공을 앞뒀지만 결국 관계기관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용객은 조금 더 불편을 감수하야 하는 상황이 됐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국가철도공단 등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는 상태”라며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을 위해 행정 절차도 빠르게 진행해 역사 연결부도 개통시키겠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