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치약 종류보다 중요한 건 ‘정확한 칫솔질’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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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보다 더 흔한 병인 치주질환
쉽게 생각했다가 치아 손실까지
중장년 호르몬 변화기 발병 잦아
시중 잇몸약은 세균 죽이지 못해
치주질환 있을 땐 ‘바스법’ 활용을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에겐 칫솔이나 치약 종류보다 올바른 칫솔질이 중요하다. 칫솔질 방법 중 하나인 ‘바스법’ 설명도.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에겐 칫솔이나 치약 종류보다 올바른 칫솔질이 중요하다. 칫솔질 방법 중 하나인 ‘바스법’ 설명도.

잇몸에 탈이 나는 치주질환은 흔히 풍치(風齒)라고 불린다. 양치를 하거나 찬물만 마셔도 시리고, 치아에 바람이 든 것 같이 들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염증이 잇몸에만 국한되어 있으면 치은염, 잇몸과 잇몸뼈까지 진행하면 치주염이 된다.

6월9일은 구강보건의 날이었다. 첫 영구치가 나오는 나이 6세의 ‘6’과 어금니(구치)의 ‘구’를 따서 기념일로 정한 것이다. 치아건강의 바로미터인 치주질환(잇몸병) 관리법을 이루미치과의원 김은경 원장으로부터 들어 본다.


■치주염이 심각한 질환인 이유

치주질환은 감기보다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하는 질병 통계에서 치은염과 치주염은 매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많이 발병하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치주질환은 잇몸과 잇몸뼈 등 치아 주변 조직에 생기는 염증이 원인이다. 구강 내 세균과 음식 찌꺼기로 인한 플라크에서 염증이 시작된다. 플라크가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다가 치석으로 굳어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잇몸병은 처음에는 잇몸이 붓는 증상으로 시작된다. 그러다가 서서히 잇몸에서 피와 고름이 나오다가 뼈까지 썩게 된다. 작은 염증에서 시작해서 나중에는 치아 소실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치아를 뽑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전신질환까지 초래한다. 많은 연구에서 치주질환이 고혈압, 당뇨병, 류마티스성 관절염, 만성신부전증, 골다공증 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치주질환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이루미치과 김은경 원장. 이루미치과의원 제공 치주질환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이루미치과 김은경 원장. 이루미치과의원 제공

■치주질환에 대한 잘못된 치료법

치주염이 생기면 잇몸과 주위 조직에 발생한 염증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치조골까지 파괴시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그래서 치주염이 있다고 하면 어떤 특정 치아에만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거의 모든 치아에 비슷한 정도의 염증이나 병변이 있다고 봐야 한다.

치주염 때문에 치아가 빠졌다고 할 때 아무런 처치 없이 옆 치아를 보철물의 기둥치아로 사용해선 안된다. 그러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아서 보철물이 오래가지 못한다. 반드시 잇몸치료를 받아서 기초를 튼튼히 다진 후에 보철물을 시술해야 한다.

중년기에 접어들면 치주질환이 특히 빈발한다. ‘젊었을 때는 치아가 건강했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약해졌지’라고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다. 충치가 없었던 젊었을 때 치아 건강 기준에 맞춰진 생각인데 중년기 이후에는 치주질환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 출산을 한 이후나 폐경 등 호르몬의 변화가 생길 때는 치주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신체적으로 변화가 많을 때에 특히 치아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간혹 잇몸에 피가 나고 붓는 경우에도 치과를 가지 않는 사람이 있다. 가까운 약국이나 시중에 나와 있는 잇몸약으로 버티는 것이다. 치과에 가면 이가 흔들린다고 뽑자고 할까 봐 겁이 나서 약으로만 해결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결국 치아가 빠진 후에 치과를 찾는다.

이루미치과의원 김은경 원장은 “잇몸질환의 주원인은 세균인데, 여태까지의 어떤 잇몸약도 세균을 죽이지는 못한다. 설령 세균을 죽일 정도의 독한 약이라면 주위의 건강한 조직까지도 해를 입히는 부작용이 반드시 따른다”며 “잇몸약으로 증상 완화는 되겠지만 너무 믿어서는 안 되며 잇몸질환이 생기면 치과에서 반드시 치주 치료를 받야야 한다”고 말했다.


■치약 칫솔 종류보다 정확한 칫솔질이 중요

진료실에서 어떤 칫솔이 좋은지, 어떤 치약이 좋은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구강상태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거기에 따른 치주질환 치료 그리고 정확한 칫솔질 방법이다. 칫솔의 종류, 치약의 종류, 칫솔질의 횟수 등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칫솔질은 횟수보다는 올바른 방법대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치주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추천되는 방법으로 바스(Bass)법이 있다. 치아와 잇몸 사이의 세균막을 제거하기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치아 옆면에 칫솔모를 평행하게 대고 칫솔모의 2~3 줄 정도만 잇몸을 덮게 하고 장축에 45도 각도를 유지한다. 치아와 잇몸 사이의 공간 내로 칫솔모 끝이 들어가도록 힘을 약간 주면서 약 10초 동안 전후 방향으로 짧게 진동을 주는 방식으로 닦아 나간다. 앞니의 안쪽을 닦을 때는 칫솔을 수직으로 세워서 닦으면 효과적이다.

칫솔은 기계식보다는 수동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칫솔의 크기는 안정되게 쥘 수 있는 충분한 길이와 굵기의 손잡이가 달려 있고 접근이 쉽도록 머리 부분이 작은 것이 좋다. 칫솔모의 경도는 일반적으로 중간 정도의 탄력성을 갖는 것이 적당하다.

최근에는 수압을 이용해 치아 표면의 침착물 등을 세척하는 기구(워터픽 등)를 많이 사용한다. 주로 부착력이 크지 않은 침착물에 효과적이며, 그 효과가 수동적인 잇솔질에는 미치지 못한다.

치은염이 심한 경우나 입안에 수포, 궤양 등이 생기는 구내염 등이 있는 경우 화학요법제를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안전하게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화학제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으므로 보조적으로 단기간 사용을 권한다. 치주 수술 후나 입원환자, 지체부자유 및 교정장치를 장착한 사람은 구강세정제를 사용할 수 있다.

김은경 원장은 “모든 성인에게 스케일링은 필수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으며, 그 후에 올바른 칫솔질과 정기 검진으로 치주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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