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서울 대학 정시 늘리고 지역은 수시 늘리고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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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거점 국립대 수시모집 비율 높여
경북대는 전년도보다 10%P 비중 확대
학생 수 감소 극복 위한 타개책 분석

학생 수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대학들이 수시모집 비율을 크게 늘리고 있다. 최근 열린 ‘전국 초중 학부모 대상 대입 및 고입 입시설명회’에 참가한 학부모들이 설명을 듣는 모습. 연합뉴스 학생 수 감소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대학들이 수시모집 비율을 크게 늘리고 있다. 최근 열린 ‘전국 초중 학부모 대상 대입 및 고입 입시설명회’에 참가한 학부모들이 설명을 듣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3년간 서울 소재 대학들의 정시 비중은 커졌지만 지역 대학의 경우 반대로 수시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대학의 대규모 미달 사태에 따라 학생 선점을 위한 위기 타개 차원의 ‘수시 늘리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비수도권 9개 지역 거점 국립대의 2024학년도 수시모집 비율은 75.4%로 전년보다 3.6%포인트(P) 높아졌다. 수시 모집인원도 2만 6865명에서 2만 8133명으로 1268명 늘어났다. 대학별로는 경북대가 전년도 69.3%에서 81.5%로 수시 비중을 10%P 이상 확대했고, 충남대의 수시모집 비율은 전년도 66.8%에서 75.8%로 높아졌다. 부산대의 경우 65%로 지역 거점 국립대 중 수시모집 비율이 가장 낮았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소재 대학은 수시가 줄고 정시가 늘었다. 2024학년도 서울 소재 대학 42개교의 수시모집 비율은 전년도 60.4%에서 줄어든 60.1%다. 정시 비율은 39.6%에서 39.9%로 늘었다. 지방 국립대와 비교하면 수시모집 비율이 15%P 이상 차이 난다.

지방 국립 대학들이 수시 비중을 크게 늘리는 이유는 급격한 학생 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경쟁률이 3대 1 미만으로 ‘사실상 미달’인 대학은 전국에 68개교로 이중 87%(59개교)가 지역 대학이었다. 대부분 지역 대학이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리 학생을 선점할 수 있는 수시모집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8년 교육부는 대입 공정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수도권 대학에 정시 비율을 3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면서 수도권 대학들은 정시 모집을 꾸준히 확대했다. 특히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 모집 비율은 2020학년도 27.8%에서 2024학년도에는 40.5%까지 확대됐다. 지역 대학는 수시 비율이 30%만 넘으면 정시 비율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지역 대학는 모집인원을 수시에서 미리 채우려고 하지만 올해 입시에선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상당히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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