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바다 방류 핵심 시설 ‘2주간 시운전’ 돌입
방사성 물질 없는 물만 바다 방출
현지 어민, 정부에 반대 입장 전달
홍콩, 일 수산물 새 검역 절차 도입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나서기 위한 핵심 시설 시운전에 돌입했다.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홍콩 등 각국은 일본산 수산물 검역을 대폭 강화한다.
일본 지역 민영방송인 TV-U 후쿠시마 등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12일 오전 8시 40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설비 시운전에 나섰다. 도쿄전력은 약 2주의 시운전 기간에 방사성 물질이 없는 물을 바닷물과 섞어 원전 앞 바다에 방류하면서 문제 여부를 확인한다. 방류 장치가 긴급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정지하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시운전 때에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는 방류되지 않는다.
도쿄전력은 지난 4월 25일 오염수 방류를 위해 약 1km 길이의 해저터널 굴착을 완료했으며, 이달 들어 육지와 바다 양쪽에서 해저터널 안으로 바닷물 약 6000t을 주입했다. 도쿄전력은 이달 말까지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설비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현지 어민들은 일본 정부에 거듭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노자키 데쓰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지난 10일 원전 소관 장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과 회담한 후 “회담은 평행선이다. 방류 반대는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앞서 2015년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에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오염수를 처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의 방류 설비 공사가 끝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최종 보고서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으면 올여름 오염수 방류를 강행할 방침이다.
홍콩은 일본산 수산물에 경계심을 감추지 못하며 새 검역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체친완 환경부 장관은 11일 홍콩 민영방송 TVB에 출연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영향을 받는 일본 식품에 추가 검사를 실시하기 위한 장비를 조달했고 필요한 작업 준비도 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검사는 대부분 식품 속 감마 방사선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휴대용 방사능 계측기로 쉽게 탐지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새로운 장비를 활용해 알파·베타 방사선량을 탐지하는 좀 더 심층적인 작업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 장관은 새 검역 절차에는 최대 2주가 소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체 장관은 추가 검역으로 통관 기간이 길어지면 식품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어 일부 신선식품은 수입하는 게 부적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체 장관은 지난 8일 중국 매체인 '대공보' 기고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될 경우 일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즉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서 잡은 생선에서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사례는 오염수 방류가 식품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홍콩 당국은 또 일본이 국제 사회의 우려에도 오염수 방류를 밀어붙이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콩은 IAEA 보고서가 나오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지역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AEA 조사단의 최종 보고서는 현재 나오지 않은 상태다.
홍콩 주재 일본 총영사관은 일본이 일방적으로 오염수를 방류하려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이미 과도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어 일본산 제품에 추가 제한은 불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