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총선 일타강의] ‘모교는 나의 힘’… 출신 고교 연결고리로 부산 출마 다져
9. 22대 총선도 ‘고교 대전’
대연고 전봉민·주진우 경쟁 가능성
대동고 나온 조승환 사하갑 출마설
혜광고 졸업 경윤호·박성근 주목
금정·사하구 동문 맞대결 점쳐져
현역 4명 배출 브니엘고 등 관심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의 고등학교들이 주목받고 있다. 부산고 경남고 등 전통 명문부터 부산동고, 브니엘고, 혜광고 등 평준화 이후 명문고까지 다양한 고교 출신 인사들이 모교를 연고로 부산 출마 발판을 다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검사 출신 출마 예상자 중 한 명인 주진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의 출마 예상 지역은 출신 고교를 기준으로 거론된다. 부산 남구 대연고 출신인 주 비서관은 남구에 출마할 경우 박수영 의원과 공천 경쟁을 하게 된다. 주 비서관은 남구에서 분구된 수영구 출마 가능성도 있다. 주 비서관이 수영구에 출마하면 고교 선배이자 수영구 현역 의원인 전봉민 의원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전 의원은 대연고 1회 졸업생이다. 주 비서관은 출생지가 경남 진주여서 진주 출마 가능성도 있다.
부산 총선 후보군 중 한 명인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 사하구 신평동에 있는 대동고를 나왔다. 대동고는 사하을 지역구에 소재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사하을에 국민의힘 현역 의원인 조경태 의원이 있어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사하갑 출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대동고는 1993년 현 위치로 옮겼고 조 장관은 대동고가 서구에 있을 때 학교를 다녔다. 대동고 출신이어서 사하갑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사하구와 별다른 인연은 없는 셈이다. 조 장관은 출생지가 부산 영도구이고 영도에 해양수산 관련 기관이 밀집돼 있다 보니 중영도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부산 서구와 접한 중구 보수동에 있는 혜광고도 주목받는 고교다. 혜광고 출신인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중영도 출마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이 지역 현역의원인 황보승희 의원이 박 실장을 만나 출마 여부를 간접적으로 확인하기도 했으나 확실한 입장은 드러나지 않았다.
중앙 정치권에서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혜광고를 나왔다. 서구 출생인 조 전 장관이 부산에 출마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출마한 북강서을이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혜광고 출신인 경윤호 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감사도 부산 출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경 감사는 사하구 출생으로 사하갑 출마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동문 선후배가 한 지역구에서 경쟁하는 일도 벌어졌다. 브니엘고 출신인 백종헌 의원은 지역구인 금정에서 동문인 김종천 영파의료재단 이사장과 공천을 놓고 맞붙게 됐다. 브니엘고는 1996년 부산 연제구에서 금정구로 이전했다. 백 의원과 김 이사장 모두 연제구에서 학교를 다녔으나 금정에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사하구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경남고 출신 조경태 의원이 현역인 사하을에는 동문인 조정화 전 구청장의 출마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구청장 공천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다. 이후 조 전 구청장은 사하갑과 을 두 곳 모두를 염두에 두고 출마를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고는 21대 국회에서 조 의원을 비롯해 서병수, 하영제, 박성중 의원 등 현역 의원 4명을 배출했다. 브니엘고도 백종헌 의원과 하태경, 이채익, 김영배 의원 등 4명의 현역을 배출했다. 부산동고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김도읍, 박수영 의원을 배출했다.
부산고는 현역의원이 1명(안철수 의원)뿐이다. 안 의원은 “부산고 출신 현역 의원이 한 명뿐이어서 부산고 관련 민원이 의원실로 온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