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선 찍은 코스피… 증권가 "더 간다" vs "급등 부담"
한 달 만에 6%대 가파른 상승
코스피, 12일 장중 2650 돌파
외국인 매수세·반도체주 강세
미국 등 주요국 이슈는 변수
코스피가 한 달 만에 6% 넘게 오르며 거침 없는 상승 기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입까지 겹친 결과다. 반도체 업황 개선 등 시장의 긍정적 분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코스피가 2700선을 넘을 것이란 낙관론도 제기된다. 다만 미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이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이날 종가는 2637.95다. 지수는 전날 장중 2650.45까지 올라 지난해 6월 7일(2662.04) 이후 52주 최고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수세와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한 달 전인 지난달 15일 종가(2479.35) 대비 이날까지 6.4% 상승했다. 이 기간 내 장중 최저점(2455.99) 대비 최고점(2650.45)으로 비교하면 지수 상승률은 7.9%에 달한다.
지수 상승은 특정 업종들이 견인했다. 1분기에는 이차전지에 쏠렸던 수급이 이후 반도체까지 확대되는 양상을 띠었다. 수급상으로는 외국인이 지수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13조 3000억 원 어치를, 작년 7월 이후로 시계열을 넓히면 무려 22조 7000억 원을 순매수했다”면서 “외국인 코스피200 선물 순매수도 최근 동반돼 대형주 위주의 상승 환경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증권가 일각에선 지수가 현재 상승 동력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보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금의 코스피 상승 속도가 조금 빠른 측면은 있다”면서도 “시장이 현재 크게 조정받을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고, 미국 성장주들도 저점 대비 20% 이상 올랐다”며 “코스피는 속도 조절은 필요하겠지만 저점을 높이며 연말까지 2750까지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나 FOMC 결과 등 변동성을 낳을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면서도 “이것들이 지금의 코스피 상승 기조 자체를 완전히 훼손시킬 큰 변화를 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코스피 상승 속도가 가팔랐다는 점 때문에 조정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촉각을 세운 이벤트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15일 새벽에 공개될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다.
노 연구원은 “6월 FOMC가 당초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 인상을 쉬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할 수 있다”며 “다음 달까지 긴축 경계감이 언어로 존재할 가능성은 위험자산 가격 회복 속도가 한 차례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판단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의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주도하는 기술주의 반등 영향으로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단기적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며 “이번 주 발표될 미국 CPI와 FOMC 등 대형 이벤트 결과에 따라 주식 시장 변동성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