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 센텀2지구 대체 부지 실타래 못 풀어 셈법 복잡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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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도시공사, 토지보상 진행
풍산 이전 주민 반발에 제자리
농산물시장은 개발제한 걸려
화훼단지도 생존권 보장 요구
시 “적합한 대책 검토하겠다”

부산 해운대구 석대동 석대화훼단지 상인들은 13일 오전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부산시가 대체 부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탁경륜 기자 takk@ 부산 해운대구 석대동 석대화훼단지 상인들은 13일 오전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부산시가 대체 부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탁경륜 기자 takk@

(주)풍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 이전 부지 확보 문제로 교착상태에 놓인 해운대구 센텀2지구 개발사업이 토지보상절차를 진행하며 속도를 낸다. 하지만 풍산 이전 문제에 더해 최근 석대화훼단지 상인들도 대체부지 확보를 요구하면서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13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도시공사는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위한 토지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도시공사는 이전 방안을 두고 갈등을 빚는 풍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 부지를 제외한 구역부터 먼저 토지 보상에 나선다. 보상 절차가 마무리되면 연내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전체 사업 면적 191만 2000㎡ 중 풍산과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이 차지하는 면적은 각각 99만㎡, 15만 8400㎡로 큰 편이다. 이 때문에 이전부지 마련이 핵심 과제로 꼽히지만 여전히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2021년 풍산은 기장군 일광면으로 이전한다는 내용의 투자의향서를 부산시에 제출했지만 지역 주민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 당시 오규석 기장 군수는 방산업체인 풍산 이전에 반대하며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시는 기장군과 강서구 등 3곳을 대체 부지로 제안했지만 풍산은 입지 조건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반여농산물도매시장 역시 개발제한구역 해제 문제와 주민 반대 등으로 이전 부지를 확정하지 못했다. 시와 풍산은 올해에도 여러 차례 이전 부지를 논의했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시는 센텀2지구 개발사업이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되는 만큼 풍산 부지가 포함되지 않은 1단계 사업을 우선 추진하면서 협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풍산 이전 문제에 더해 석대화훼단지 상인들이 대체 부지 확보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1970년대 만들어진 해운대구 석대동 석대화훼단지는 사상구 엄궁동, 금정구 두구동과 함께 ‘부산 3대 화훼단지’로 꼽힌다. 면적 8만 9000㎡의 석대화훼단지는 센텀2지구 1단계 사업 구역에 포함돼 토지수용이 이뤄질 예정이다.

영업 중단 위기에 놓인 화훼단지 상인 100여 명은 생존권 확보가 필요하다며 대체 부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화훼단지 상인 대부분이 토지를 빌려 영업하는 임차인이라 토지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비싼 임대료 탓에 영업보상만으로는 다른 곳에 정착해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화훼단지 상인들로 구성된 석대화훼단지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에 대체부지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50년 역사를 지닌 석대화훼단지가 개발사업으로 하루아침에 없어지게 생겼다면서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시가 생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가 끝난 이후 이들은 시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대안을 논의했다. 석대화훼단지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이안호 위원장은 “다행히 시가 화훼단지 상인들과 상생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에서는 공감한 것 같다”면서 “시가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화훼단지 상인들이 반여농산물도매시장 이전 부지에 입주할 수 있는지, 생계 대책 부지 제공 방안 등을 검토해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풍산 부지 이전 문제는 센텀2지구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최대한 빨리 이전 부지를 결정하기 위해 풍산에 여러 부지를 제안하는 등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석대화훼단지 상인들에게 적합한 대책을 법률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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