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브랜드는 강력… ‘오일머니’로 우리 이길 수 없다” 대통령실이 본 엑스포 유치 전망
K 파워, 돈으로 매길 수 없는 매력
정부 부처 준비·국민 참여 열기 등
BIE 실사서 5개 측면 사우디 압도
대통령, BIE 총회 참석 ‘깜짝 카드’
싸이 등 연사 전 세계 놀라게 할 것
“이번 4차 프레젠테이션(PT)은 한국의 ‘K’와 사우디아라비아 ‘M’의 한판 대결이 될 것입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3일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4차 PT를 이 한마디로 규정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이 가진 'K' 브랜드보다 강력한 것은 없다”면서 “사우디의 돈으로는 우리를 이길 수 없다”고 자신했다. 그는 “사우디의 ‘오일 머니’는 물질적인 힘이지만, 우리의 K는 소프트 파워여서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매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지난 4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후보지 실사에서 한국이 절대적으로 우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은 BIE 실사 결과와 관련, “최고통치권자의 의지, 엑스포에 대한 이해도, 정부부처의 준비, 국민의 참여 열기, 해당 국가 언론 미디어의 관심도 등 5가지 측면에서 한국이 압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BIE 실사단이 왔을 때 부산과 서울에서 100만 명이 참여했다”며 “부산의 그 커다란 해변이 (엑스포 유치기원 불꽃축제 때) 아주 발 디딜 틈 없이 시민 참여 열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장 기획관은 “요즘 지구촌의 어떤 나라에서 특정 행사를 위해 100만 명이 모인 적은 없다”며 “이건 관이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아직 최종 투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엑스포 유치전의 ‘중간 성적’에 대해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국에 지지를 발표한 나라는 절반에 못 미친다”며 “BIE 투표가 이뤄지는 11월 28일까지 모든 것이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민국과 부산이라는 국제적 항만도시가 갖고 있는 특장점을 최대한 각인시키고 한국답고 부산다운 박람회를 홍보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최근의 엑스포 유치전은 우리 정부나 기업이 어떤 나라를 찾아 지지를 약속받아놓으면 사우디 측이 그 나라를 방문해 다시 뒤집어 놓는 ‘역전의 역전’ 상황이라고 한다.
대통령실은 오는 20일 4차 PT에서 지구촌이 안고 있는 실질적인 문제인 기후변화·생태·식량·에너지·질병 등의 분야에서 한국형 글로벌 스탠더드를 통한 매력적인 솔루션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BIE 총회에 참석한다는 데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른 경쟁국 정상들의 BIE 총회 참석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이번 총회는 대세론을 형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깜짝 카드’로 유럽을 휘청거리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4차 PT에 나서는 연사들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면서도 ‘유럽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놀라게 할 출중한 인물들’이라고 간접적으로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대한민국 원팀의 비전을 알릴 수 있도록 5200만 인구 가운데 가장 전문가와 베테랑이 나서 판을 흔들고 글로벌 문제에 대한 우리만의 독특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싸이와 같은 월드스타, 예술인, 글로벌 저명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번 엑스포 유치전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신권위주의 체제의 대결 구도로 나눠진다고도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중국 등을 중심으로 한 신권위주의 체제 국가들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서방국가들이 인권과 자유 등 가치 중심으로 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과 사우디가 PGA와 LIV 골프대회 통합을 계기로 밀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는 “미국의 패권전략 중심축이 중동에서 아시아로 옮겨왔다”며 “석유시대 종말을 두려워하는 사우디가 급해서 미국에 다가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