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해 시내버스 변경 노선 출발 ‘오락가락’ 시민은 ‘헷갈려’
당초 17일 시행서 또 일정 변경
다음 달 29일까지 4차례 분리
911번은 출발 1004번 그대로
혼란 가중에 행정 신뢰는 추락
오는 17일 예정됐던 부산~김해 시내버스 노선 개편이 차질을 빚으면서(부산일보 6월 2일 자 11면 보도) 노선 개편으로 인한 불편에 혼란까지 더해졌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경남 김해시는 부산~김해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을 오는 17일 첫 차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4차례에 걸쳐 점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14일 밝혔다. 차고지를 김해시 구산동에서 부산시 강서구로 이전하면서 버스노조 측이 부산시에 교통비를 요구한 것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변경된 개편안을 보면 오는 17일 신설 노선 911(삼계동~김해시청~덕천역)·912(삼계동~인제대~덕천역)번이 각각 2대씩 운행을 시작한다. 이후 7월 1일 911·912번 운행차량을 각각 3대·7대, 22일 4대·9대로 늘린다. 913번(불암역~안막~덕천역)도 2대 투입한다.
기존 124·125·128-1·221·1004번 버스는 다음 달 28일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개편안이 전면 시행되는 7월 29일 전까지는 기존 노선 운행과 신설 노선 도입이 동시에 이뤄진다. 기존 노선이 폐지되면 220번(풍유동~경마공원~하단역)은 2대 증차 투입되고, 1004번은 감차 운행된다.
김해시 박진용 대중교통과장은 “신설 노선의 운행 개시일이 늦어지면 이미 채용한 운전기사들이 대량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강서차고지 운용을 위해 시간이 추가로 필요한 부산시의 입장도 함께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이러한 시의 설명에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종종 1004번 버스를 타고 서면을 찾는다는 시민 허 모(62·삼계동) 씨는 “얼마 전부터 버스 노선이 바뀐다는 현수막이 동네 곳곳에 붙어 있는 걸 봤다”며 “또 일정이 바뀌는지는 몰랐다.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왜 시에서 자세히 알려주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김해에서 부산으로 출·퇴근한다는 이 모(41·동상동) 씨는 “노선이 변경되면 지하철로 갈아타야 해 불편해질 게 뻔하다. 그런데 변경 내용도 수시로 바뀌니 행정을 신뢰할 수 있겠냐”며 “4차례에 걸쳐 변경한다니 당황스럽다. 언제 어떻게 바뀌는지 누가 일일이 확인하냐”고 반문했다.
이에 김해시는 갑자기 받은 부산시의 지연 소식에 빠르게 대처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과장은 “당장 현수막 등을 활용해 변경된 사안을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라며 “변경안을 운행해 나가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시와 김해시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 노선 변경과 관련, 부산시와 김해시의 사전 조율 미흡과 준비 부족에 대한 시민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