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도전 부산 대학가, 교육부 추가 면접 요청에 ‘술렁’
일부 대학 연락 받고 기대감 쑥
선정 1차 예선 통과 의미 해석
미통보된 곳은 동향 파악 분주
향후 공정성 문제 비화 지적도
이달 중 15곳 예비지정 로드맵
교육부가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 과정에서 부산 일부 대학을 대상으로 추진 계획에 대한 화상 또는 서면 브리핑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대학가는 교육부로부터 브리핑을 연락 받은 대학이 글로컬대학 선정에 한 발 앞섰다고 평가하면서도, 예정에 없던 교육부의 요청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부산 지역 대학 등에 따르면 글로컬대학선정위원회는 지난 12일 15개 대학에 공문을 보내 지난달 31일 각 대학이 제출한 글로컬대학 혁신기획서(공모서)에 대한 심층 질의 계획을 밝혔다. 위원회는 부산대, 동서대, 인제대에 대해 이번 주 중으로 대학 관계자 최대 4명이 참여하는 화상회의를 통해 공모서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동명대, 동의대, 부경대, 한국해양대에는 이번 주 중 위원회가 보내는 질의서에 대해 서면 답변을 요청했다. 이들 대학 외에 글로컬대학에 응모했던 부산 지역 대학 8곳은 별도 추가 서류와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
당초 교육부는 이달 중 글로컬대학 예비지정대학을 선정하겠다는 대략적인 일정만 공개했다. 공모서 이외 별도 ‘추가 면접’은 당초 계획에 없던 절차다. 각 대학은 교육부의 추가 면접을 사실상 1차 예선 통과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답변 준비에 돌입했다. 일부 대학은 총장이 위원회 질의 응답에 직접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가에서는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동서대(경남정보대, 부산디지털대 통합)가 글로컬대학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돼 화상 면접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들 대학이 교육부가 글로컬대학 사례로 제시한 대학 간 통합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내 변화가 아닌 대학 통합, 부지 활용 등 외형적 변화를 택한 대학이 화상 면접 대상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면 자료를 추가 요청 받은 대학 모두 학과 구조조정이나 모집 정원 변경 등 ‘내부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더한다. 화상 회의 참가 대상이 된 A 대학 관계자는 “통합이나 부지 활용같은 외형적 변화의 진정성을 교육부에서 확인하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연락을 받지 못한 일부 대학들은 자료 요청 받은 타 대학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위원회 서면 질의는 ‘자료 추가 요청 성격이고 글로컬대학 선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번 위원회 요청의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예고되지 않은 절차가 진행되는 점은 향후 선정 대학 공정성 문제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공모 과정에서 5장 분량의 혁신기획서만으로 글로컬대학 선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교육부로부터 추가 자료 요청을 받지 못한 B 대학 관계자는 “최초 공모서를 충실히 냈기 때문에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며 “선정 과정의 공정성 시비가 나오지 않으려면 글로컬대학 선정 이유가 타 대학이 인정할 만큼 차별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2023년 10개 △2024년 10개 △2025년 5개 △2026년 5개 대학 등 총 30곳을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달 중으로 예비지정대학 15곳을 선정하고 9월 본지정 대학 10곳을 최종 선정한다. 선정 대학에는 5년간 예산 1000억 원이 지원된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